트럼프, 이란과 전쟁 "이겼다"면서도 4주 내 전쟁 끝나냐는 질문에는 '침묵'

미 정보당국, 이란 붕괴 가능성 낮다고 판단…쿠르드, 美에 장갑차·무기제공 요청했지만 미국이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에서 미국이 이겼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4주 안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는 당분간 이란 현 정부의 붕괴 위험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이하 현지시간) 켄터키주에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 앞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이란에서) 우리가 이겼다. 첫 한 시간 만에 사실상 끝났지만, 우리는 이겼다"라고 말했으나 승리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미국 방송 CNN이 보도했다.

방송은 "미국 행정부는 이란에서의 작전 종료 시점에 대해 일관성 없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4주 만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믿음을 여전히 갖고 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방송은 워싱턴 D.C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좋은 상황에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빨리, 승리해야 한다는 것,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뉴스를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미 승리했다고 말하고 있다. 언제 끝낼 것인지의 문제일 뿐"이라며 "우리는 이란이 다시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이상적으로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사람, 즉 나라를 건설할 수 있는 사람이 거기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켄터키주 헤브론에 위치한 물류회사인 버스트 로지스틱스에서 연설 후 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신정체제인 이란의 정권교체를 여전히 원하고 있지만, 미국의 정보당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현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 지도부가 여전히 건재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2주간에 걸친 맹렬한 공습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붕괴 위험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세 명의 소식통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 중 한명은 통신에 "수많은 정보 보고서들이 이란 정권이 붕괴 위험에 처해 있지 않으며, (정권이) 여전히 이란 국민을 통제하고 있다는 일관된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최근 정보 보고서의 경우 며칠 안에 작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은 "보고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2월 28일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지도부의 결속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만족스럽게 종식시키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신은 해당 보고서에 대해 미 국가정보국(ODNI)과 중앙정보국(CIA)은 논평을 거부했고 백악관은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당국에 이어 이스라엘 정부도 이와 유사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가 "비공개 회담에서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번 전쟁이 이란 정부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을 통해 이란 정부를 어떻게 붕괴시킬지에 대해서도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통신은 "소식통은 이란 내부에서 사람들이 안전하게 거리에서 시위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마련)하는 지상 공격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며 "트럼프 정부는 이란에 미군(지상군) 파병을 배제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가 이란 정부를 내부에서부터 붕괴시키기 위해 쿠르드족 민병대를 활용할 것이라는 구체적 움직임이 있었지만, 미국 정보 당국은 이들이 이란과 전투를 치를 수 있는 화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정보 보고서는 이란 쿠르드족 단체들이 이란 보안 기관에 맞서 싸움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해당 평가에 정통한 두 소식통이 전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쿠르드족 단체들은 최근 워싱턴의 고위 관리들과 미국 의원들에게 미국이 무기와 장갑차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이들이 이란으로 들어가는 것을 배제했다고 밝혔다"고 전해 정보 당국의 평가가 미 정부의 최종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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