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제2의 이라크' 비판 의식했나…"이라크 전쟁과 다르다"선 긋기

이란 미사일 공격 사망자 4명으로 증가…헤그세스 전쟁부 장관 "끝없는 전쟁 아니다"면서도 지상군 투입 가능성 배제하지 않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군 1명이 추가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정부는 이번 공격이 이라크 전쟁과 다르다며 비판 여론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2일(이하 현지시간) 미 중부사령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의 공식 계정에서 "3월 2일 오전 7시 30분(미국 동부시간) 현재, 미군 병사 4명이 전사했다"며 "이란의 초기 공격으로 중상을 입었던 4번째 병사가 결국 사망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부사령부는 쿠웨이트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3명의 미군이 사망했으며 5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AP> 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이 보급 및 물류를 담당하는 부대 소속으로 파견된 육군 병사였다고 전했다.

미국 방송 CNN은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 병사가 사망한 3명의 병사들과 같은 공격으로 숨졌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사령부는 사망자 신원은 유족에게 통보된 후 24시간 동안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란을 침공한 데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좋지 않은 가운데 미군 사망자가 또 발생하면서 트럼프 정부가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이 중동에 발이 묶이면서, 미국 내에서는 중동 지역 참전에 대한 반감이 높은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듯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은 이번 이란에 대한 침공은 이라크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미 전쟁부 청사인 펜타곤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이것은 이라크 전쟁이 아니다. 끝없는 전쟁도 아니다. 저는 두 전쟁 모두에 참전했다. 우리 세대는 더 나은 전쟁 방식을 알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지난 20년 간 국가 재건 전쟁을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했고 그의 말이 맞다"라며 "이번 작전은 정반대다. 이번 작전은 명확하고 파괴적이며 결정적인 임무다.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고, 해군을 무력화하며, 핵무기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헤그세스 장관은 이후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 이란에 미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우리가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하지 않을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라며 "우리가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할지 왜 굳이 적에게 말하겠나? 우리는 승리하기 위해 싸운다"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에 대한 공습이 "정권 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정권은 확실히 바뀌었고, 세계는 그 덕분에 더 나아졌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의 발언과는 달리 이란 정권은 아직 유지 중이다.

그는 미국이 전쟁을 벌인 것이 아니라 이란이 수십년 동안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왔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우리가 이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지휘 아래 이 전쟁을 마무리 짓고 있다"라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이 "재래식 방어막을 구축하기 위해 강력한 미사일과 드론을 개발하고 있었다"라며 이란 정부가 핵 개발 야욕을 포기하라는 요구를 "오만하게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공습 전 "평화롭고 합리적인 합의를 이룰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테헤란은 협상에 나서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면서 공습의 책임을 이란에 돌렸다.

한편 댄 케인 합참의장은 이란과의 전쟁이 "단 한 번의 하룻밤 작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추가적인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며, 언제나처럼 미군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이후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중부사령부와 합동군이 맡은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어렵고 힘든 작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인 의장은 미국의 이번 공습 목표에 대해 "우리의 임무는 우리 자신과 역내 파트너들을 보호하고 이란이 자국 국경 밖으로 힘을 투사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도록 막으며, 상황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2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이 워싱턴 D.C. 펜타곤에서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는 이번 공격에 대해 "수개월, 경우에 따라서는 수년에 걸친 치밀한 계획의 결실"이라며 "이란의 전투 작전 수행 및 지속 능력을 교란, 약화, 차단, 파괴하기 위해 고안된 동시다발적이고 다층적인 공격을 감행했다"고 자평했다.

케인 의장은 "미군의 공습으로 해당 지역의 제공권을 확보했다"며 "이는 미군을 보호할뿐만 아니라 이란에 대한 작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전이 개시 몇 시간 전인 지난달 27일 오후 3시 38분(미국 동부시간)에 내려졌다며 "대통령이 '에픽 퓨리(장대한 분노) 작전을 승인한다. 중단은 없다. 행운을 빈다. 마무리 하라'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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