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모아 밥사고 돈 돌리는 선거?…임실군수 선거판에 지금 무슨 일이

현 단체장 3선 연임 제한 ‘무주공산’ 된 임실

후보 난립 속 공식 선거 시작되기 전 과열 양상

수십 명 모인 음식점에 선관위·경찰 동시 출동

후보간 공방에 지역 사회 전반에 커지는 불신

▲ 임실군수 선거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과열 양상 속에 선관위와 경찰까지 움직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전북 임실군선거관리위원회 전경. ⓒ프레시안


전북 임실군수 선거를 앞두고 지역 선거 분위기가 빠르게 과열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현 단체장의 3선 연임 제한으로 선거 구도가 사실상 ‘무주공산’이 되자, 다수 후보가 동시에 출마를 준비하면서 후보 간 신경전과 각종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 안팎에서는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선거판이 돈과 향응이 오갔던 과거로 되돌아간것 같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최근에는 후보자와 주민들이 함께한 식사 자리를 둘러싸고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이 동시에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선거 국면에서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되면서, 임실군수 선거판의 과열 실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 80~90명 모인 식사 자리…선관위·경찰이 동시에 움직였다

최근 임실 관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후보자 관련 식사 자리를 두고 선관위와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당시 현장에는 약 80~90명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선관위 요청에 따라 현장에 출동했으며, 도착 당시에는 이미 식사 자리가 대부분 마무리돼 참석자들이 귀가하거나 정리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갔을 때는 식사가 끝난 뒤였고, 사람들이 귀가하는 과정이었다”며 “현장에서는 인원 규모 등 기본적인 상황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식사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 후보자가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여부는 경찰이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 선관위에서 사실관계와 법률 검토를 거쳐 결정할 문제”라며 “현재 단계에서 선거법 위반 여부를 단정해 말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선관위 역시 해당 사안과 관련해 조사와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임실군선관위는 “제보 접수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식사 제공 의혹이 제기된 후보 측에도 입장을 확인했으나, 해당 후보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이후에도 구체적인 해명이나 반론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아직 위법 여부는 가려지지 않았지만, 수십 명이 모인 식사 자리 하나로 선관위와 경찰이 동시에 움직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선거판의 긴장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이게 한 번이냐”…지역에 퍼진 또 다른 식사·금품 이야기들

문제는 이 지역에서는 이번 사례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역 안에서는 다른 후보와 관련해 전주 등 인근 지역으로 지인들을 불러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돈이 오갔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직접 목격했다”는 전언도 이어진다.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당시 모임이 촬영된 사진이 돌고 있다거나 지역 사회 전반에 이 같은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임실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이런 얘기가 너무 쉽게 돌고, 다들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분위기 자체가 문제”라며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피로하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누가 밥을 샀느냐보다, 이런 이야기가 당연한 것처럼 오가는 선거판 자체가 더 걱정스럽다”며 “정책 이야기는 사라지고 뒷말만 남는 선거가 될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 “밥 사는 정치, 여기서 끊어야”…선거판에 던져진 질문

다른 후보들 역시 임실군수 선거판 전반이 과도하게 달아오르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한 후보는 “임실은 군 단위 지역이라 누가 누구를 만났는지, 어디서 밥을 먹었는지가 금세 퍼진다”며 “선거철만 되면 정책 이야기보다 식사 자리와 돈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현실이 솔직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이런 논란이 반복되면 결국 선거에 대한 불신만 커진다”며 “특정 후보의 문제가 아니라, 임실 선거판 전체가 다시 과거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 또는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이 선거구민에게 금품이나 음식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다만 위반 여부는 단순한 ‘식사 여부’가 아니라 비용 부담 주체와 후보자의 관여 정도, 제공 경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해 판단하도록 돼 있다.

이런 법적 기준 속에서 지역 정치권은 무주공산이 된 임실군수 선거가 사소한 접촉 하나까지 의혹과 공방으로 번지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지역 인사는 “정책 경쟁은 실종된 채 밥 사고 사람 모으는 이야기만 반복된다면, 이번 선거는 결과와 무관하게 임실 정치의 퇴행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그 피해는 다시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수

전북취재본부 양승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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