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전'에 이어 '전남·광주'까지 통합…가운데 낀 '전북'의 선택지는?

통합 거대 광역단체는 국가 전략 중심 이동…전북은 관망만?

'대전·충남' 통합 논의에 이어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들 지역의 통합이 성사될 경우 되면 두 군데 거대 통합 자치단체의 사이에 끼게 될 처지에 놓인 전북특별자치도민들은 착잡한 심정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민들은 이미 지난 수 십 년 동안 3번의 전주.완주 통합 추진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으며 최근의 시도 역시 무위로 돌아가면서 무력감에 빠져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전.충남'과 '전남.광주'는 '대통령의 명확한 의지'에 힘입고 '지방정부 수장의 결단', 그리고 ‘통합 이후 무엇이 달라지는가’에 대한 비교적 구체적인 설계가 제시되면서 통합 논의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같은 '행정통합'이지만 전북의 전주·완주 행정통합 논의는 왜 번번이 좌초됐을까?

광주와 전라남도의 통합 논의는 해당지역 단체장의 발언을 통해 분명한 방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대통령의 의지가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면서 "6·3 지방선거 이전에 반드시 행정통합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했으며 김영록 전남지사는 "무안국제공항으로의 광주 민간·군 공항 통합 이전 문제가 해결되면서 상생의 물꼬가 트였다"며 "정부의 과감한 재정·행정적 인센티브를 토대로 AI 에너지 수도 광주·전남 대통합으로 가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새해 최대 현안으로 급부상한 만큼,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을 국회에서 신속히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중앙정부가 특별한 지원을 약속한 사안"이라며 신속한 시·도의회 의결을 강조했으며 민형배 의원은 "전례 없는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통합을 하면 무엇이 좋아지는지,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짚으면서 공공기관 이전과 같은 상징적 조치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이처럼 광주·전남 통합 논의가 추구하는 공통점은 분명하다. 지역의 단체장을 비롯해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통합을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라 '정치적 보상과 권한 이전'이 수반되는 '국가 프로젝트'로 인식하면서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전주.완주' 통합 논의는 정치 주도 세력 간 충돌만 빚으며 번번이 좌절되면서 '전주시 대 완주군'의 갈등 구도만 부각 시켰으며, 중앙정부 입장에서는 '기회가 와도 내부 합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지역'이라는 인상을 남겼고 향후 광역 특례, 공공기관 이전, 메가시티 논의에서 전북이 후 순위로 밀릴 가능성만 더 높여 놨다.

이와 관련해 김관영 전북지사는 지난 5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광역 단위 통합 논의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통합은 생존의 문제이고 국가의 큰 방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저는 (전주·완주 통합의) 불씨가 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2월까지 특별법이 통과되면 통합시장 선거가 가능하다는 일정표를 대통령이 제시했기 때문에 우리도 그 스케줄에 따라 아직도 기회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전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원택 의원(군산김제부안을)은 7일 "완주·전주 통합은 이제 선택이 아닌 결단의 시간"이라며 "5극 3특 국가체제 속에서 전북 성장의 불씨를 살릴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원택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타 지자체가 초광역 통합으로 거점 전략을 선점할 때 전북만 머뭇거린다면 결국 국가 전략의 주변부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전북도민들이 지금 전북 정치권에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이번에도 말 뿐인가, 아니면 정말 책임질 각오가 있는가?"라는 두 가지 물음이다. 통합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를 넘어, 더 이상 결단을 미루는 정치에는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도민들은 통합이든 비통합이든 분명한 선택과 그에 따른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통합을 추진한다면 완주와 전주, 나아가 전북 전체가 무엇을 얻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반대로 통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이후 전북의 미래가 걸린 생존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명확히 밝히라는 주문이다.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이 국가 전략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사이, 전북이 다시 '관망자'로 남는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정치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와 참석자들이 9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시도민 보고회에서 합의문을 발표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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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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