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고 "과거에서 벗어나겠다"고만 했다. 그는 오히려 강성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두루 남겨,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과는 거리가 있는 태도를 보였다.
장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이기는 변화'라는 이름을 붙였고, 약 13분에 걸쳐 이른바 '쇄신안'을 낭독했다.
"이제 국민의힘은 이기는 변화를 해야 한다. 이제 비상계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말하겠다"며 말문을 연 장 대표는 우선,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자신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한 명임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켜온 당원들께도 큰 상처가 되었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고개나 허리를 숙이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국민의힘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과거의 잘못된 부분을 깊이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다시 과거로 돌아가 국민과 당원들께 상처드리는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부족했다. 잘못과 책임을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다. 장 대표는 "과거에서 벗어나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과거의 일들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 대표는 "당의 외연을 확장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겠다"며 방향성을 제시했는데 "이기는 선거를 위해 폭 넓게 정치 연대도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다만 "이재명 정권의 독재를 막아내는데 뜻을 같이한다면 마음을 열고 누구와도 힘을 모으겠다"고 말한 장 대표는 '한동훈 전 대표 징계 심의 논란' 등 당내 갈등 상황에 대한 통합 메시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더욱 과감한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며 "당의 가치와 방향을 재정립하고, 전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방선거 공천에 관해서는 "부패와 비리를 근절하겠다"며 "일정 규모 이상 기초단체장 공천을 중앙당에서 직접 관리함으로써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또 "당원 중심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평소 지지층 결집, '자강'을 중시해 온 장 대표 입장의 연장선이다. 그는 당내 주요 현안에 대해 일정 수 이상 당원의 요구가 있을 때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하고, 당원의 권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민심 역행' 우려에도 지방선거 공천 규칙을 "지역과 대상에 따라 당심 반영 비율을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지방선거 경선 때 당원 투표 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 높여야 한다는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의 건의를 수용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됐다.
장 대표는 이밖에 △지방선거 청년 의무 공천제 도입, '2030 쓴소리 위원회' 상설 기구화 등을 통한 '청년 중심 정당' 토대 마련 △여의도연구원 개편 등을 통한 '전문가 중심 네트워크' 활성화 △노동·약자 정책 담당 부서 신설 등을 통한 국민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준비한 기자회견문만 발표하고 자리를 떠났다. 국민의힘 측은 "오늘 대표의 말에 집중해 달라"며 추후에 별도의 질의응답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통보했다.
이날 장 대표의 기자회견은 갑작스럽게 진행된 터라, 현장에는 대다수 지도부가 불참했다. 장 대표는 애초 이날 아무런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상태였다. 장 대표의 기자회견은 오는 8일 진행할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졌다. 최고위원 중에서는 김재원·양향자 최고위원만 현장에 얼굴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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