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전격적인 마두로 체포, 베네수엘라 내부자 도움 있었나

<로이터> "CIA, 마두로 측근 포섭해 동선 감시"…<신화통신> "베네수엘라 엘리트들이 '좌파 지도자 전복' 위한 행동 나서도록 유도"

미국의 전격적인 군사 행동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체포되어 미국으로 이송된 가운데, 단시간 내에 체포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베네수엘라 내부의 도움도 일정 부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3일(이하 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 체포 성공 이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Mar-a-Lago)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군이 "우리(미군)가 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미군은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수도에 위치한 마두로 대통령의 은신처가 "매우 삼엄하게 경비가 이뤄지고 있는 요새"였다면서도 미군 사상자나 장비 손실이 없었다면서, 마두로가 안전한 방(safe room)으로 대피하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영국 방송 BBC는 "베네수엘라 정부 내부 소식통 한 명을 포함한 소규모 팀은 마두로 대통령이 어디서 자고,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는지"를 수개월 전부터 파악해 왔다며 "심지어 군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의 반려동물'까지 관찰해 왔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12월 초 '앱솔루트 리졸브'(Absolute Resolve)라는 이름의 작전 계획이 확정됐다. 이 작전은 수개월에 걸친 치밀한 계획과 예행연습의 결과였으며, 심지어 미군 정예 부대가 마두로 대통령의 카라카스 은신처를 실물 크기로 복제하여 침투 경로 연습까지 했다"며 "냉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중남미에 대한 전례 없는 미군 개입인 이 계획은 극비리에 진행됐다"고 전했다.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중앙정보국(CIA)이 지난 8월부터 베네수엘라 현장에 소규모 팀을 투입해 마두로 대통령의 생활 패턴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고, 이를 통해 그를 차질없이 체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CIA가 마두로의 측근을 포섭해 그의 동선을 감시하고 작전 전개 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통신에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신화통신>은 "많은 전문가들은 백악관의 무력 행동, 거액의 현상금과 경제적 압박 등이 주로 마두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베네수엘라 엘리트들을 소외시켜 '오랜 기간 집권해온 좌파 지도자를 전복시키기 위한 행동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은 지난 9월부터 카리브해에서 항공모함·강습상륙함을 포함한 10척 이상의 해군 함정 및 1만5000명가량의 병력을 집결하고 마약 운반이 의심되는 선박을 공격해 100명 이상을 사살했다. 또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5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통신은 이번 미국의 작전이 "갑작스럽지만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CIA에 베네수엘라에서 '비밀 작전'을 수행하도록 승인하고, 마두로 체포 및 유죄 판결로 이어지는 정보에 대한 현상금을 5000만 달러로 (기존) 두 배로 늘렸다"고 전했다.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일가와 추종자들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고, 유조선의 베네수엘라 출입을 금지했으며, 해상 차단 작전을 수행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이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거듭 언급하며 '전쟁'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이송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계정 갈무리

한편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3일 저녁 뉴욕주 스튜어트 주방위군 공군 기지에 착륙했다. 미국 방송 CNN 등 주요 언론들은 이들이 다음주 뉴욕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법무부가 이날 공개한 마두로에 대한 기소장에 따르면 미 뉴욕 남부 연방지방검찰청은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수십 년간 마약 밀매, 테러, 부패에 연루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마두로 대통령과 고위 관리들이 무장단체 및 마약 카르텔과 공모해 미국으로 코카인을 밀반입했다면서 지난 20년 이상 동안 수 톤에 달하는 코카인의 수입, 유통 및 운반을 용이하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뉴욕 검찰은 마두로 대통령이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민족해방군(ELN) 등 해외 테러 조직들뿐만 아니라 멕시코의 시날로아 카르텔, 베네수엘라에 기반하고 있는 범죄 조직 트렌 데 아라과(TdA) 등과도 협력했다고 주장했다.

이뿐만 아니라 마약 밀매와 관련하여 기관총 및 파괴 장치를 소지하고 사용한 혐의, 국가 기관과 외교 채널 및 군사 자산 등을 범죄 활동을 보호하고 가능하게 하는 데 사용했다는 혐의 등을 적시했다.

미국이 이처럼 다른 나라의 지도자를 직접 체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의 경우 2022년 퇴임 이후에 미국 법무부에 의해 기소되어 미국으로 송환됐고 2024년 6월, 뉴욕 남부 지방법원에서 마약 밀매 공모 및 불법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45년 징역형과 800만 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그는 징역형에 처해진지 불과 1년 반인 지난해 12월 2일 전격 사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매우 불공정하고 가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사면 조치를 내렸는데, 이는 온두라스의 보수 세력을 지지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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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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