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어머니집 초대 관장이자 광주시의원을 지낸 안성례 여사가 28일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안 여사는 1938년 11월 19일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1957년 전남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전남대병원 간호사로 근무했다.
이듬해엔 전남대 영문학과 대학원생 명노근 씨를 만나 1년간 연애 후 1959년 결혼했다.
1964년 광주기독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그에게 1980년 5·18민주화운동은 운명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 계엄군의 집단 발포가 있었던 5월 21일부터 안 여사가 있던 기독병원에도 부상자들이 실려 왔다.
당시 기독병원 침상 500개가 부족할 정도로 부상자들이 몰려왔고 복도와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밤새 중환자들을 받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안 여사는 부상자를 위해 헌혈하러 온 고등학생 박금희 양이 헌혈 직후 총에 맞아 다시 병원으로 실려 온 광경을 목격했다.
5·18 이후에는 민주화 인사인 남편 명노근 전남대 교수에 대한 전두환 정권의 감시를 받았다. 전두환 군부가 명 교수를 김대중 전 대통령, 홍남순 변호사와 함께 5·18 주동자로 지목하자 안 여사는 남편 석방을 위해 서울 명동성당에서 투쟁했다. 이후 그는 광주·전남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회장을 맡아 민주화 인사 석방과 전두환 군부 타도 활동에 나섰다.
남편인 명씨가 5·18 주동자로 몰려 구속되자 서울 명동성당에서 투쟁하는 등 석방 운동에 앞장섰다.
5·18 구속자들이 풀려난 뒤에는 석방 운동을 함께한 동지들과 민주화운동구속자가족협의회(민가협)를 꾸려 회장을 맡았다.
1989년에는 광주·전남여성문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뒤 1991년부터 2002년까지 광주시의회 의원을 지냈다.
2006년 5·18 민주화운동에서 가족을 잃은 어머니·아내 등이 모인 오월어머니집 초대 관장을 맡아 6년간 이끌었다.
유족으로는 자녀인 명윤석, 명혜원, 명규원, 명지원, 명진 광주시의원 등이 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고 빈소는 광주 천지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11시 30분, 장지는 국립 5·18 민주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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