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앙은행이 미국으로의 반도체 수출량 증가에 힘입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7%대로 크게 상향했다.
18일(현지시간) 대만 중앙은행은 4분기 통화정책 회의 뒤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연간 대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7.31%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치인 4.55%에서 대폭 오른 것이다. 중앙은행은 올해 1~3분기 GDP 성장률이 이미 예상치를 웃돈 7.18%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최근 몇 달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타 신기술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지속되며 수출이 크게 증가했고 민간 투자 또한 증대된 것이 높은 성장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노동시장 상황도 양호해 고용자 수가 늘고 실업률이 하락했으며 임금 상승세가 완만히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양진룽 대만 중앙은행 총재는 취재진에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TSMC의 근거지인 대만 상품에 대한 미국의 수요가 올해 강력한 경제 성장의 주된 이유라고 밝혔다. 미 엔비디아, 애플 등 주요 기술기업들은 TSMC에 AI 반도체를 포함해 반도체 생산을 의존 중이다.
양 총재는 올해 미국과의 무역흑자가 현재까지 1438억 달러(약 213조 원)에 달하며 이는 거의 첨단기술 제품 덕으로, "매우 특이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흑자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흑자 647억 달러(96조 원)의 두 배가 넘는다.
중앙은행은 내년 성장률은 3.67%로 올해보다 다소 완만하게 전망했다. 다만 이는 이전 전망치인 2.68%보다는 상향된 것이다. 중앙은행은 보도자료에서 "내년을 전망해 보면 신기술 애플리케이션 수요의 지속적 성장과 국제기관 예상대로 세계 무역 확장 둔화에 높은 기저효과가 맞물려 대만의 수출과 민간 투자는 완만한 성장 동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은 미국의 관세를 향후 경제의 주요 불확실성 요인으로 봤다. 중앙은행은 보도자료에서 "앞으로 주요 경제국들이 신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확장적 재정정책을 채택하더라도 미국의 관세 조치는 세계 무역 성장 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상호관세' 20%를 부과 받고 있다. 단 반도체는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별도의 품목관세 부과를 위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중앙은행은 "AI 관련 산업 발전, 미국 경제·무역 정책의 영향, 중국의 성장 동력 약화 위험,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조정 속도, 지정학적 갈등, 극단적 기후 등 불확실성 요인들이 대만 경제 활동, 금융 여건 및 물가 동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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