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과정과 결과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실행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어려움에 대처할 수 힘을 사전에 확보하는 것은 물론, 자칫 방향을 잃은 채 당초 계획과 다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공공의 이익과 목적을 위한 정책의 수립과 시행 과정에서는 사전 계획이 더욱 중요하다.
막대한 예산과 인력 및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철저하지 못한 계획은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만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계획이 객관적이고 정확한 근거를 기반으로 수립돼야 함은 당연하다.
특히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을 위한 교육정책을 수립·시행할 때에는 그 세밀함이 어느 정책보다 중요할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재)경기도교육연구원을 통해 정책 시행의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은 도교육청이 지난 1962년 경기도교육연구소로 설립한 이후 2013년 9월 재단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현재의 단독 기관으로 독립 개원했다.
도교육연구원은 1995년 이후 20여 년간 경쟁교육과 수월성교육의 근원이 된 ‘5·31 교육체제(7차 교육과정)’를 대체하기 위해 도교육청이 제시한 혁신교육체제인 ‘4·16교육체제’를 비롯해 그동안 다양한 정책연구를 수행하며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선보이는 등 경기도는 물론, 대한민국 교육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급변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학생의 성장과 학교의 교육활동을 객관적인 근거에 기반해 지원하기 위해 ‘교육 데이터 인사이트’를 정기 발간하며 교육당국과 교육현장에서 증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편집자 주>
□ 전국 최초의 ‘법인 형태’ 연구기관
경기도교육연구원은 경기교육의 수 많은 과제를 전문적·체계적으로 조사·연구·개발함으로서 경기교육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경기도교육청에서 출연, 법인 형태로 설립된 전국 최초의 연구기관이다.
지난 2013년 독립 개원한 이후 현재까지 경기교육 현장에 밀착된 연구와 분석은 물론, 다양한 교육정책기관과 협력하며 신뢰받는 경기교육 전문 연구기관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증거 기반의 교육정책 지원 전문기관’이라는 비전을 토대로 정책 수요 기반의 현장 실증 지원과 △데이터 기반의 정책성과 지원 확대를 위해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연구와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교육환경에 대한 과학적 방법론 및 미래지향적 전략 과제 발굴을 위한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 증거 기반 정책 분석 강화
최근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2주에 한 번씩 정기 발간되고 있는 ‘교육 데이터 인사이트’다.
지난해 3월 첫 발간된 ‘교육데이터 인사이트’는 교육 관련 주요 지표를 분석해 정책 효과를 모니터링하고, 교육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의 시각화와 쉬운 설명 및 사례 중심으로 결과를 제시하며 학생 역량 변화와 정책 효과를 한눈에 보여주는 교육 데이터 플랫폼이다.
도교육연구원이 수행한 다양한 연구 및 패널조사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기초·기본학력 △디지털 역량 △학교 자율 역량 △지역 협력 등 주요 지표에 대한 결과를 제시하고, 이를 △학교 지원 정책 △교육과정 설계 △평가 개선 △디지털 교육의 방향 설정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제언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도교육연구원이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222명 가운데 81%가 ‘교육 데이터 인사이트는 정책의 시대적 적합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경기도 교육 실태 해석에 도움이 된다(81%)’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으로 제작됐다(79%)’ 및 ‘업무 수행 및 연구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76.5%)’는 응답도 뒤를 이었다.
특히 응답자들은 △정책 수립의 근거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학급 운영과 학생 상담, 진로·학업 지도에 참고가 된다 △연구 보고서·논문 작성에 유용하다 등의 의견도 제시하고 있는 등 교육 데이터 인사이트가 단순한 데이터 분석 결과 제공을 넘어 정책과 교육현장을 잇는 연결고리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연구원은 이 같은 만족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육 데이터 인사이트의 활용성 및 공공성을 더욱 확장할 방침이다.
우선 학교와 교육지원청 등 현장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해 실무 적용성을 강화해 현재보다 더욱 현장이 중심이 되는 데이터 기반의 실천자료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교원·정책 담당자·연구자 등 다양한 독자층의 특성을 고려한 ‘대상별 맞춤형 콘텐츠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교육청 정책 담당자용 심층 분석 △교원용 수업·평가 활용사례 △연구자용 주요 통계 지표와 심층 분석 결과 등 대상별 세분화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패널조사 데이터 활용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 데이터 아카이브’와의 연계를 확장하고, 정책 효과를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시계열 분석 결과 제공도 추진한다.
이 밖에도 단순한 결과 제시를 넘어 ‘변화의 원인과 의미’까지 설명하는 심층적인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등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필요한 정책 입안자와 교사 및 관리자의 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 김진숙 경기도교육연구원장 인터뷰
김진숙 경기도교육연구원장은 2023년 12월 제7대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교육 데이터 인사이트’의 신설을 비롯해 도교육연구원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실제적으로 교육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 실행의 강력한 추진 동력이 될 수 있는 증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해 오고 있다.
취임 2년을 맞은 김진숙 원장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도교육연구원의 나아갈 방향과 도교육연구원이 생산한 연구 결과의 의미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김 원장은 "연구는 시대의 변화 또는 사회의 변화를 충실히 반영해야 만 성공적인 정책 실행과 교육현장에서의 안착에 기여할 수 있다.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연구는 그저 연구로만 그칠 수 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연구를 통해 추진된 정책이 실제 교육현장에 제대로 안착됐는지를 끝까지 파고드는 연구일 때 비로소 연구가 연구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연구자 개개인이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돼 끝까지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도교육연구원은 앞서 진행한 연구와 앞으로 진행할 연구 모두 끝까지 책임지는 연구를 통해 교육발전에 기여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도교육연구원의 연구자들은 정치적·성향적·이념적인 시각을 버리고 가치 중립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며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제시된 증거 기반·데이터 기반의 객관적인 연구결과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정책이 설계·추진된다면, 실제 정책의 실행 과정에서의 갈등이나 마찰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며, 궁극적으로 학생·학부모·교직원 등 교육의 주체들의 혼란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특히 내년 6월에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해 "경기도교육감 선거를 비롯한 모든 선거가 지금까지의 진영논리 대결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근거를 가진 정책 토론회가 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김 원장은 "일단 자신의 주장만이 담긴 공약을 앞세우기 보다 실제 현장의 여러 문제에 대한 원인들에 대해 연구된 증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에 알맞는 대안을 수립해 공약으로 제시한다면, 유권자들의 지지는 물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힘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시는 분들께서는 일부의 목소리를 전체의 의견으로 받이들이지 말고, 정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공약을 통해 유권자들의 판단을 받음으로서 교육이 교육다울 수 있는 정책을 실현해 나가시길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도교육연구원에서는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시는 분들께서 요청하시면 언제든 누구에게나 필요한 데이터와 연구결과를 제공해 드릴 것"이라며 "앞으로도 교육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충실히 진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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