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사장 김인중)가 세화마을협동조합과 함께 수행한 제주 세화항 농어촌 개발이 '2025 아시아 도시경관상' 본상에 선정되며 국제적으로 조명을 받고 있다.
UN-해비타트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와 한국경관학회 등 국내외 5개 기관이 공동 주최하는 이 상은 지속가능한 도시·지역 경관을 발굴하는 권위 있는 국제 공모전으로, 해마다 지역 재생의 수준 높은 사례만을 엄격히 선정해왔다.
1일 공사에 따르면 올해 본상작 '숨비, 바다가 숨 쉬는 곳 제주 세화항'은 단순한 경관 정비를 넘어, 소멸 위기까지 내몰렸던 어촌 공동체에 문화·경제적 생명력을 되살린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숨비' 해녀가 물질을 마치고 내쉬는 숨소리 라는 지역의 정체성을 핵심 테마로 삼아 마을의 오래된 자원을 지켜내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점이 국제적 호평을 이끌었다.
세화리는 고령화와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시설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관광지도 매력을 잃어가던 전형적인 쇠퇴 어촌이었다. 농어촌공사는 이 위기 상황에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농식품부)'과 '어촌뉴딜300사업(해수부)'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마련했다.
두 부처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세화마을의 고유 자원을 보전·활용하고, 경관이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전 과정을 정교하게 설계했다. 쇠락한 마을에 '지역다움'을 회복시키는 전략적 접근이 세화항 재생의 핵심이었다.
사업의 차별성은 주민을 '수혜자'가 아닌 '공동 설계자'로 세운 데서 시작됐다.
공사는 '100인 원탁 토론회'를 열고, 주민들로 구성된 '마을사업 전문가 전담팀'을 운영해 실제 생활의 불편, 지역의 가치, 마을의 미래를 담아낼 수 있도록 설계에 주민 의견을 촘촘히 반영했다.
그 결과, 삭막했던 항만 구조물은 '숨비 소리길', '숨비 해변정원'으로 탈바꿈해 관광객 발길을 이끄는 명소가 됐다. 방치됐던 기피시설 오폐수처리장, 마을 예식장 등 은 '숨비 빌레파크', '질그랭이 구좌 거점센터'로 재생돼 지역 공동체의 활동과 운영이 이루어지는 핵심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쇠락의 상징이던 장소가 공동체의 심장부로 바뀐 이 과정은 '경관 재생'의 본질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경관 개선은 곧바로 경제적 성과로 이어졌다.
주민 주도형 운영 조직인 세화마을협동조합이 카페·숙박·체험 등 지역 사업을 직접 운영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이 수익을 다시 지역 경관 보전과 마을 운영에 재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
▲ 질그랭이 거점센터·숨비 빌레파크 연 방문객: 8만 명 이상 ▲ 세화마을협동조합 연 매출: 약 3.3억 원 쇠퇴가 심화되던 마을이 지역경제의 흐름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안정적 구조를 갖추게 된 것이다.
김인중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이번 수상에 대해 "지역이 가진 고유한 가치를 지켜내고, 주민과 공사가 함께 지속 가능한 경관을 만들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화항의 성공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해 농어촌이 삶터·일터·쉼터로서 조화롭게 발전하는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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