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렬 탓 맨해튼서 발묶인 마크롱…에스컬레이터 걸어서 오른 트럼프

마크롱, 뉴욕서 트럼프에 "길 열어달라" 부탁…트럼프 "유엔이 준 건 형편 없는 에스컬레이터와 고장난 텔레프롬프터 뿐"

유엔(UN)총회 개최지인 미국 뉴욕에 세계 정상들이 모이며 관련해 돌발 상황이 이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차량 행렬 탓에 시내 한복판에 발이 묶이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본부에서 에스컬레이터 고장을 겪고 연설에서 유엔이 자신에게 준 건 "형편 없는 에스컬레이터" 뿐이라고 불평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를 보면 22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마크롱 대통령 일행이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 차량 행렬로 인해 도로가 통제됐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교통 경찰에게 직접 말을 걸어 "프랑스 대사관으로 가는 길"이라며 길을 열어줄 것을 부탁했지만 경찰은 "대통령님,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꿈쩍하지 않았다. 해당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 차량 행렬이 지금 오고 있다"며 "현재 (도로) 전체 통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경찰에 재차 "길을 건너게 해 달라. 난 당신과 협상하겠다"고 말했지만 통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트럼프 대통령에 직접 전화를 걸어 "(내가 왜 전화를 걸었는지) 맞혀 보라"며 "난 지금 당신을 위한 통제 탓에 길에 발이 묶여 기다리는 중"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 예기치 않은 통화에서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및 카타르 당국자들과 함께 논의하고 싶다며 현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마크롱 대통령은 결국 길을 건너 30분 간 시내를 도보로 이동했다고 한다. 프랑스 온라인 매체 <브뤼(Brut)>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마크롱 대통령은 노점이 세워진 평범한 거리를 걸었고 도중에 시민들과 사진을 찍었다. 한 시민은 마크롱 대통령 이마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다급한 뉴욕시민을 가장 좌절하게 하는 건 거물로 인한 교통 통제"라며 "프랑스 국가 원수가 많은 뉴욕시민들이 익히 알고 있는 좌절을 겪었다"고 평가했다.

23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본부에서 에스컬레이터가 돌연 멈추며 불편을 겪었다. 미 NBC 방송 등을 보면 이날 잘 작동하던 에스컬레이터가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탑승하려 하자 갑자기 멈춰 섰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올라야 했다.

상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때 연단의 텔레프롬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도 했다.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전쟁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엔을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은 농담조로 앞선 상황들을 언급했다. 그는 연설에서 "유엔에서 내가 얻은 게 두 가지 있다. 형편없는 에스컬레이터와 고장난 텔레프롬프터"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유엔의 목적이 뭔가?"라며 유엔이 "공허한 말"로 가득하고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테판 뒤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에스컬레이터 멈춤은 "안전 장치" 작동 탓으로 미국 대표단과 함께 온 백악관 촬영 기사가 이를 실수로 작동시켰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P> 통신은 고장난 텔레프롬프터의 경우도 백악관이 작동시키고 있었다고 유엔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배우자 멜라니아 트럼프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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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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