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통화스와프 없이 美에 3500억 투자하면 금융위기 직면"

로이터·BBC 인터뷰…"불안정한 상황 가능한 빨리 끝내야"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협상 관련해 "(한미 간) 통화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 달러 전액을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 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2일(한국시간)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하는 세부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이제 핵심 과제이지만, 동시에 가장 큰 장애물이기도 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화스와프(통화 맞교환 계약) 등 안전 장치 없이 미국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한국 경제가 외환 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다.

로이터와의 인터뷰는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실무 협상에서 제시된 제안들은 상업적 타당성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격차를 메우기가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면서도, "동맹 사이에서는 최소한의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이 불안정한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미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해 벌인 이민 단속 과정에서 한국인 노동자 300명 이상을 체포한 것과 관련해 "가혹한" 대우에 우리 국민들이 분노했고, 대미투자에 대해 기업들이 주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이것이 의도적이라고 믿지 않는다"며 "미국이 이 사건에 대해 사과했으며, 이에 관해 합리적인 조치를 모색하기로 합의했고, 현재 이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반도에 주둔 중인 2만 8천500명의 미군이 뒷받침하는 가운데 한국의 방위비를 증액하는 것에 대한 한미 간 의견 차이는 없다면서 미국은 안보 문제와 무역 협상을 분리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한 이날 보도된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 북핵 동결이 "임시적 비상조치"로서 "실행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도록 하는 것에는 명백한 이점이 있다고 믿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핵무기 제거 대신 당분간 핵무기 생산을 동결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 사람이) 어느 정도 상호 신뢰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이것이 한국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1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