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일 만나 악수했지만, 장 대표는 "아직 여야가 손을 잡기에는 거리가 너무 먼 것 같다"고 간극을 부각했다. 김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장 대표의 만남이 "조속히" 성사되길 바란다며 대통령과의 여야 대표 회동 참석을 설득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임 축하 차 방문한 김 총리를 맞이했다. 어색하게 마주 선 두 사람은 서로가 아닌 취재진을 응시하며 악수를 나눈 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먼저 말문을 연 장 대표는 강릉의 가뭄 상황, 한미정상회담 등 현안을 언급하다 "산적한 민생 문제가 있고 해결해야 될 여러 어려운 문제들이 있는데 국회가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깝고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오늘 정기국회 개원식이 있지만 아직 여야가 손을 잡기에는 거리가 너무 먼 것 같다"며 "이렇게 민생이 타들어 가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을 향해 '과거와 단절해야 된다', 이렇게 계속 말하면서도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겠다고 한다"고 짚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계속 과거의 일로 무리하게 야당을 공격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여야가 협치할 수 있는 데 있어서 총리도 노력해 주시고, 여야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김 총리는 "국회에서 여야 정당들이 잘 풀어가면서 정부도 함께 협력하고 뒷받침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야당 지도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만 있으면 자주 만나는 것을 노력도 하고 시도도 하고 기본적으로 그런 마음을 가져오셨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성과 설명을 계기로 여야 지도부 회동을 제안한 데 관해 "아마 (여야와) 협의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조속히 (회동이) 이루어져서 아까 장 대표의 말처럼 국민이 조금 더 궁금해하고 있는 대목들을 장 대표께서 직접 듣고, 묻고, 설명하는 그런 기회를 만들어주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총리는 "더 다양하고 풍성한 여야의, 또 대통령과 장 대표의 대화도 다양하게 이루어지면 참 좋겠다"며 "경제 상황도 그렇고 한미정상회담이 막 마쳤지만, 후속해서 할 일들이 많다. 그 일들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집권 경험도 있는 야당 의원의 지혜를 많이 청하고 싶다"고 했다.
나아가 "오늘 이후에 장 대표께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정부 측과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저희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말씀 듣고 국정에 잘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어색한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짧은 비공개 대화를 포함해 30분이 채 소요되지 않았다. 공개 발언 외에 현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는 오가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배석한 박성훈 당 수석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대신 박 수석대변인은 "오늘 김 총리의 예방은 앞으로 장 대표와 이 대통령 간의 양자 영수회담이 이뤄질 수 있는 단초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여당, 야당,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에 그런 연장선상에서 앞으로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대일 여야 영수회담 형식을 전제로 다양한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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