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가 자신의 전당대회 승리 요인으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꼽았다. 전한길 씨를 포함한 "많은 유튜버"에게 사실상 당선의 공을 돌린 장 대표는 이들이 주도한 여론 환경에 호응한 결과가 '당심'이라고 주장했다.
당론과 반대로 행동하는 의원들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기조인 장 대표는 '탄핵 찬성파' 인적 청산을 시사했다. 그는 "단일대오에서 이탈하고, 내부 총질하는 분들에 대해 결단하겠다"며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26일 오전 발표된 국민의힘 대표 선거 결선투표 결과, 장 대표는 합산 득표율 50.27%(총득표수 22만302표)로 함께 맞붙은 김문수 후보(49.73%, 21만7935표)를 꺾고 승기를 쥐었다.
장 대표는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3개 기관을 통해 진행한 일반 여론조사 결과에서 39.82%(환산 득표수 3만4901표) 지지를 받아 60.18%(5만2746표)를 얻은 김 후보에 크게 밀렸지만, 이른바 '당심'에서 이를 여유 있게 만회했다.
장 대표는 당원투표에서는 52.88%(18만5401표)로 김 후보(47.12%, 16만5189표)를 앞섰다. 국민의힘은 당원투표 결과를 80%, 일반 여론조사 결과를 20% 비율로 각각 반영해 최종 당권 승자를 가렸다.
당은 앞서 22일 전당대회 본경선에서 당 대표 후보 중 50% 이상 과반 득표한 주자가 나오지 않아 선두에 오른 두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했는데, 이날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당시 1위는 장 대표(36.85%)가, 2위는 김 후보(31.54%)가 차지했다. 본경선에서도 김 후보는 민심에서 앞섰고, 장 대표는 당심에서 앞섰다.
이날 결선 투표 발표 현장에 모인 강성 당원들은 '당 대표 당선자'로 장 대표의 이름이 호명되자 환호성을 질렀다. 김 후보는 승복 연설에서 "이재명 독재 정권과 힘차게 싸우고 승리할 수 있는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당원들이 만들어준 승리다. 그리고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낸 승리"라며 "앞으로 바른길이라면 굽히지 않고 전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장 대표는 "모든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당원들이 저를 당 대표로 선택해 준 것, 그것이 혁신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당원들의 그 염원을 담아서 이제부터 국민의힘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전한길과 더 가까워진 제1야당…극우 인사 '지도부 입성' 문 열려
장 대표는 이후 취재진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또 한 번 "캠프도 없이 조직도 없이 이렇게 선거를 치러낼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원들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읽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강성 당원들이 집중적으로 시청하는 전한길 씨 등 극우 성향 보수 인사들의 유튜브 채널에 여러 차례 출연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언론에서 저를 '극우'라고 표현했고, 저는 그 평가에 동의하기 어려웠다"며 "많은 유튜버들이 제가 하는 말이 '당원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고 계속 말해줬다. '국민의힘의 변화를 위한 혁신으로 나아가려면 강하고 선명한 장동혁이 돼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거론했다. 이어 "당원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줬는데, 그건 보수 유튜버들이 당원들에게 '왜 장동혁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 거의 예외 없이 한목소리로 지지를 보내줬기 때문"이라고 추어올렸다.
장 대표가 추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전 씨를 임명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장 대표는 관련 질문에 "특별히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기계적인 탕평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장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전당대회에서 소란을 일으킨 전 씨에게 '경고' 경징계를 내린 데 관해서도 "다소 불합리한 점이 있다", "유감"이라며 징계 자체에 못마땅함을 표출했다.
앞서 전 씨 등 유튜버들 주최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뜻을 밝힌 장 대표는 "약속한 건 특별한 사정의 변화가 생겨 그걸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지키겠다"며 추진을 시사했다.
장 대표는 "혁신"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반성이나 비상계엄 사과 등 여론과는 거리가 먼 제안을 늘어놓았다. 민심과 멀어지며 곤두박질친 당내 지지율을 끌어올릴 복안 대신 지지층을 달래는 데 초점을 두었다.
그는 "전당대회 기간 중 말한 건 하나도 물러서지 않고 지킬 생각이다. 원내에서 단일대오가 되지 않는다면 우파 시민과의 연대는 불가능"이라며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장애 되고, 방해된다면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당대회 과정에서 계속 과거 이슈에 매몰되며 국민 마음에서 멀어졌다"고 진단했다. 탄핵 찬반 등을 둘러싼 토론이 이뤄진 것을 두고 장 대표는 "과거를 논할 시간이 더 이상 없다"고 했다.
탄핵, 특검, 쟁점 법안 등에 있어 당론과 다른 목소리, 당 쇄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장 대표는 "분란"으로 치부했다. 장 대표는 "당을 위험에 빠뜨리는 분들"에 대해서는 '나가도 좋다'는 입장을 내비쳐 왔다.
여당에서 3대 특검 수사 기간 연장, 수사 대상 확대 등 특검법 개정을 추진하는 데 관해서는 "현실적으로 막아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 정당해산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특검 대응을 위해 실질적인 대응팀을 최대한 빨리 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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