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간 대북 접촉 전면 허용"방침에 민간단체들 "남북관계 새로운 패러다임" 환영

북민협 "남북 간 신뢰 구축하며 교류 협력 활성화하기 위한 획기적 전환점 될 것…법·제도 개선 공동 추진 기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민간의 대북 접촉을 전면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남한의 대북 협력 민간단체들이 지지 의사를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조치가 남북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중대한 정책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29일 인도적 대북협력 민간단체들의 협의체인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이하 북민협) 소속 67개 민간단체들은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민간 대북 접촉 전면 허용' 방침을 적극 지지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이번 방침은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남북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북민협은 "그동안 정부가 민간의 북한 주민 접촉을 '신고제'라는 명목 하에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해 왔으며 이는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협력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었다"며 "이에 북민협은 일관되게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자기완결적 신고제로 운영할 것을 강력히 촉구해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민간 대북 접촉 전면 허용' 방침은 이러한 민간의 요구를 수용하고, 남북 간 신뢰를 구축하며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이들은 "현행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의 단서 조항 삭제까지 검토하겠다는 의지 표명은, 북민협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법·제도 개선 방향과도 맥을 같이 한다"며 "통일부가 이러한 법·제도 개선 과정을 민간과 함께 공동으로 추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북민협은 "남북 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인 '이산가족 상봉'과 '기후위기 공동대응'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고령화된 이산가족 당사자들에게 이산가족 상봉은 생명을 다투는 문제"라며 "기후위기는 남북 모두의 생존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자연재해와 환경문제는 국경을 초월한 공동의 위협이며, 이에 대한 남북 공동 대응은 한반도 지속가능한 평화와 미래세대를 위한 필수적 책무"라며 "북도 남북 주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의 장에 적극 나서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도 남북 주민 간 실질적인 교류 활성화를 통해 일상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갈 것"이라며 "각 분야 전문가 그룹과의 협력은 물론, 민관협력과 다자간 연대를 바탕으로 남북교류협력과 한반도 평화의 기반을 다져가겠다. 아울러 이 과정에 국민이 함께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28일 정동영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민간 교류 촉진을 위한 남북교류협력법상 접촉 신고제 운영에 있어서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해 온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고 민간접촉을 전면 허용한다"며 접촉을 신고만 하면 "전면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행 '남북교류협력법' 9조에는 "남한의 주민이 북한의 주민과 회합·통신, 그 밖의 방법으로 접촉하려면 통일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해야 한다"며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를 규정하고 있다.

제9조 2의 3항에는 "통일부장관은 남북교류·협력을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거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신고의 수리(受理)를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간 민간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통일부가 이 단서 조항을 근거로 민간의 대북 접촉을 신고제가 아닌, 사실상의 허가제로 운영해 왔다고 비판해 온 바 있다.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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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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