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경북 영주시 문수면 일대 수박·생강 재배 농가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낮 기온이 35도를 넘는 고온이 지속되면서, 출하를 20여 일 앞둔 수박이 속이 물러지고 줄기까지 말라가며 일부 농민들은 수확을 포기할 위기에 몰렸다.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증가하자, 영주시장 권한대행 유정근 부시장을 비롯한 영주시의회 의장단과 지역구 시의원, 농업기술센터·안전재난과 등 관계 공무원들이 지난 주말 가뭄 피해 현장을 긴급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농가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이날 현장에서 한 농민 A씨는 “7월 25일 전후로 수박을 출하할 예정이었는데, 가뭄으로 줄기가 하루가 다르게 마르고 이상고온으로 속이 썩어 올해 농사는 망했다”며 “올해는 수박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이런 재난을 당하니 너무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농민은 “올해는 마른장마 때문에 급수정에 물이 말라버려 하루 종일 물탱크로 물을 퍼 나르지만, 수박 잎이 마르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줄기가 마르기 시작하면 속이 익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진다. 하루라도 빨리 물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점검을 마친 영주시와 시의회는 피해 농가의 요구를 반영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우선, 시는 긴급 실태조사를 통해 피해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예산 편성 여부와 관계없이 급수탱크를 선공급하고 대형 급수차를 동원해 가뭄 피해 농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영주시 전역을 가뭄재해지역으로 지정받기 위한 긴급 용역도 시행할 계획이다. 지역별 물 부족 실태와 필요한 예산 규모를 정밀 분석해 국비·도비 확보의 기반을 마련하고, 항구적인 물 관리 체계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유정근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무엇보다 농민들의 절박한 현실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공직자들이 주말을 반납해서라도 신속한 단기 지원과 함께,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영주시의회도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김병기 시의회의장과 이상근 부의장, 손성호·김정숙 의원 등은 피해 현장을 함께 둘러본 뒤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가뭄 해소를 위한 시의 예산 요청에 대해 예비비 집행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상근 부의장은 “영주시 오·폐수처리장에서 정수된 물을 단순히 하천으로 방류하지 말고, 환경부 지침을 받아 농업용수로 재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의원들은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지금, 지속가능한 물 순환 시스템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항시적 대책 마련의 중요성에 뜻을 같이했다.
현장에 함께한 주민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민 B씨는 “이번 영주시의 현장 방문은 단순한 보여주기식이 아니었다”며 “영주 출신인 유정근 권한대행 부임 이후, 영주시와 시의회가 주말도 반납한 채 손발을 맞춰 민생 현장을 찾고 즉시 긴급 대책회의를 통해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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