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李대통령 시정연설 "실용 정신 입각해 경기 회복 최선 다할 것"

"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오직 실용 정신에 입각하여 국민의 삶을 살피고, 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의 길을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정성장'을 강조하며, 민생경제를 위한 확장재정의 필요성을 언급 추경안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2025년도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국회 시정 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원식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지난 6월 4일, 이곳 국회에서 대통령 취임선서를 통해 국민이 주인인 나라, 다시 힘차게 성장 발전하는 나라, 모두 함께 잘 사는, 문화가 꽃피는 나라,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은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요즘처럼 저성장이 지속되면 기회의 문이 좁아지고 경쟁과 갈등이 격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성장'의 문을 열어야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하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자본시장도 정상화해야 합니다.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하면 경제도 살고, 기업도 제대로 성장 발전하는 선순환으로 코스피 5천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입니다.

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기술 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조속히 완료하여 기후 위기와 RE100에 대응해야 합니다.

바이오산업과 제조업 혁신, 문화산업 육성에도 힘을 기울여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외교에는 색깔이 없습니다.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라 국익이냐, 아니냐가 유일한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국익중심 실용외교로 통상과 공급망 문제를 비롯한 국제 질서 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일도 더없이 중요합니다.

평화가 밥이고, 경제입니다. 평화가 경제 성장을 이끌고, 경제가 다시 평화를 강화하는 선순환으로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대통령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최소한의 합의를 지켜야 합니다.

규칙을 어겨 이익을 볼 수 없고 규칙을 지켜 손해 보지 않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일 역시 모두의 협력 없이는 이룰 수 없습니다.

공정하게 노력하여 일궈낸 정당한 성공에 박수를 보내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득권과 특권, 새치기와 편법으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라 공정의 토대 위에 모두가 질서를 지키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새로운 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은 고통을 수반하지만 검불을 걷어내야 씨를 뿌릴 수 있습니다.

하나된 힘으로 숱한 국난을 극복해온 위대한 우리 대한국민의 저력이라면, 어떤 어려움도 능히 이겨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작은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하면 새롭게 출발할 수 있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미 많은 것들이 회복되고 정상화되고 있습니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갑시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오늘 저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이유와 주요 내용을 직접 설명드리고, 국회의 협조를 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한 정부가 시급하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이유는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매우 엄중한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수출 회복이 더딘 가운데, 내수마저 꺼지고 있습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경제성장률은 4분기 연속 0%대에 머물고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중산층의 소비 여력은 줄어들고, 자영업자의 빚은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세부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민생의 어려움이 더욱 여실히 드러납니다.

올 초까지 소비, 투자 심리 모두 악화일로였습니다.

올해 1분기 정부소비, 민간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모두 역성장했습니다.

구직을 단념한 청년들의 숫자는 역대 최고 수준이고, 폐업한 자영업자 수도 연간 100만 명에 달합니다. 취약계층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급등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도 견뎌낸 우리 경제가 지난 3년간 심각한 위기에 빠졌습니다.

특히, 12.3 불법비상계엄은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경기에 치명타를 입혔습니다.

미국발 관세 충격부터, 최근 이스라엘-이란 분쟁까지 급변하는 국제 정세는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게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경제가 다시 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건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입니다.

정부의 가장 큰 책무는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입니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부, 위기 앞에 실용으로 답하는 정부여야 합니다.

이념과 구호가 아니라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실천이, 바로 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경제는 타이밍'이라는 오랜 격언이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입니다.

저는 취임 첫날 첫 행정지시로 비상경제점검TF를 구성하고, 경기침체 극복과 민생회복을 위해 30조 5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

'신속한 추경 편성'과 '속도감 있는 집행'으로 우리 경제, 특히 내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리면서, 추가경정예산안 세부 내용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심각한 내수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진작 예산 11조 3천억 원을 담았습니다.

약 13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편성하여 소비여력을 보강하고, 내수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고자 합니다.

소비쿠폰은 전 국민에게 보편 지급하되, 취약계층과 인구소멸지역은 더 두터운 맞춤형 지원으로 설계했습니다. 전 국민 1인당 15만 원에서 최대 52만 원까지 지원하게 됩니다.

지역경제에 숨을 불어넣기 위해 지역사랑상품권에 6천억 원 국비를 추가 투입하여, 할인율을 인상하고, 발행 규모를 8조 원 추가 확대했습니다.

소비쿠폰과 지역사랑상품권은 지방을 더 지원한다는 새 정부의 철학에 따라 지방에 더 많은 국비를 배정했습니다.

둘째, 경기 활성화를 위한 투자촉진 예산 3조 9천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철도·도로·항만 등 집행가능한 SOC에 조기 투자하고, 침체된 부동산 PF 시장에 총 5조 4천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건설 경기를 살리기 위한 예산을 담았습니다.

AI와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벤처·중소기업 모태펀드 출자 등 1조 3천억 원의 자금 지원으로 대한민국 성장동력을 되살리고자 했습니다.

셋째, 소상공인, 취약계층 등을 지원하는 민생안정 예산을 5조 원 담았습니다.

같은 경제위기 상황이라도 고통의 무게는 똑같지 않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부터 12.3 불법비상계엄까지 극심한 고통을 겪고 계신 소상공인, 자영업자, 취약계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새 정부는 빚을 갚을 여력이 없는 취약차주 113만 명의 장기연체채권을 소각하겠습니다.

7년 이상 연체된 5천만 원 이하 채무를 정리하여, 사실상 파산 상태로 상환 능력을 상실한 분들에게 경제활동에 복귀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성실 상환 중인 소상공인에게는 분할 상환 기간을 확대하고, 이자를 추가 감면하겠습니다.

폐업 소상공인의 재기 지원을 위해 폐업지원금도 인상합니다.

구직급여와 국민취업지원제도 확대 등 고용안전망 구축에도 1조 6천억 원을 투자하겠습니다.

넷째, 10조3천억 원 규모의 세입경정을 추진하여 재정 정상화의 시작을 알리겠습니다.

이번 추경안에는 세입경정을 반영했습니다. 재정 안정성과 국회의 예산 심의·확정권을 존중하기 위한 결정입니다.

23년과 24년, 도합 80조 원 이상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고, 올해도 상당 수준의 세수 결손이 우려됩니다.

만약 세수 결손을 방치할 경우 정부는 연말에 예산을 대규모 불용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예산을 계획만큼 지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방재정 지원도 줄어듭니다. 이는 사실상 긴축재정 운용으로 민생과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됩니다.

새 정부는 변칙과 편법이 아닌 투명하고 책임 있는 재정 정책을 펼치겠습니다.

추경안에 세입경정을 반영하여 이미 편성한 예산이라도 필요한 사업만을 적재적소에 집행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원식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은 경제위기 가뭄 해소를 위한 마중물이자, 경제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정부가 추경안에 담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주저하지 말고 의견을 주시기 바랍니다.

다행히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국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오직 실용 정신에 입각하여 국민의 삶을 살피고, 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의 길을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에 국회가 적극 협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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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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