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7일 "당의 전반적인 시스템 개혁까지 포함하는 구조개혁을 논의하고, 당내 의견을 두루 수렴하는 개혁안을 준비할 것"이라며 "당의 신속하고 파격적인 쇄신을 위해 혁신위원회 구성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재강조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당원 여론조사 실시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은 채, 당 쇄신작업의 주도권을 김용태 비대위가 아닌 새로 구성할 혁신위로 넘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뒤 첫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을 포함한 당 쇄신책을 논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혁신위의 목표는 다시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고, 수도권 민심을 복원하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에서도 참패를 당한 수도권, 경기·인천 지역의 민심을 면밀히 분석하고 정책적, 전략적으로 타겟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대선에 패배한 야당이 됐고, 국회에서 절대 열세인 107석 소수당으로서 한계가 또렷하게 있다. 처절한 반성과 쇄신이 필요한 때"라며 대여 협상에 임하는 각오도 언급했다. 그는 "여야 협상은 줄 것은 주고 받을 건 받으면서 싸울 때는 싸우고 협상할 때는 전략적으로 협상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 모두 하나가 돼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서로를 포용하고 존중하며 단합과 통합의 민생 중심의 정당을 다시 만들어가자"며 "포용과 관용의 정치를 통해 내부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고 그 힘으로 국민의 삶과 나라의 미래를 지켜내자"고 소속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다만 송 원내대표가 밝힌 혁신위 구성은 김 위원장의 임기 내에는 그의 동의 없이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는 당헌상 '특별기구'에 해당돼 최고위 의결을 거쳐 당 대표가 설치할 수 있게 돼있는 만큼, 현재 당 대표 위치에 있는 김 위원장을 '패싱'하고선 구성이 어렵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비대위원장이 결심해야 한다"면서도 당장 송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의 회동 시점에 관해서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혁신위 구성은)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간 상의가 필요하다. 그걸 통해 가닥을 잡도록 하겠다"며 "폭넓은 상의가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그러나 송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밝힌 개혁안을 토대로 혁신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언급하면서도, 5대 개혁안 중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부당 교체 시도 당무감사' 등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설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제 거취가 결정되면 다음 지도부에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나 새로운 비대위원회가 설 텐데 그 기구에서 다루는 게 맞다"며 "지금 있는 비대위 지도부에서는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개혁안에 대한 당원의 의지·총의를 모아, 다음 지도부가 혁신을 통해 개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동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못박았다.
김 위원장은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자신이 제안한 '5대 개혁안'에 관한 동력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전날 "새 원내지도부에서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개혁을 중단 없이 이어갈 의지를 보인다면 결과와 관계없이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