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진수식 도중 넘어졌던 구축함을 23일 만에 복구시켜 다시 진수식을 진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사고가 손실만은 아니었다며, 완벽한 일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획기적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13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인민군해군 구축함 진수기념식이 6월 12일에 라진조선소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구축함의 건조와 원상복원에 공헌한 함선공업 부문의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들을 만나시고 격려해 주셨다"고 밝혀 이번에 진수된 함정이 지난달 21일 청진조선소에서 진수식을 진행하려다 넘어진 함정임을 확인했다.
신문은 이번 함정이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명령에 따라 새로 건조한 구축함을 '최현'급으로, 함의 명칭을 '강건'호로 명명하였다“라며 김 위원장이 북한 해군 동해함대 지휘관들에게 강건호의 군함기를 수여했다고 전했다.
앞서 5월 21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새로 건조한 5000t급 구축함 진수식"을 열었으나 "진수과정에 미숙한 지휘와 조작상 부주의로 인하여 대차이동의 평행성을 보장하지 못한 결과" 함정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사고가 발생한 구축함을 두고 4월 25일 진수식을 실시한 5000톤 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와 유사한 구축함이었던 것으로 관측됐는데, 신문은 이날 보도에서 진수식에 성공한 함정을 최현급 구축함으로 명명했다.
사고 발생 이후 북한은 구축함을 다시 일으키는 복구 작업을 진행했으며 사흘만인 5월 24일 "사고에 책임이 있는 청진조선소 기사장 강정철, 선체총조립직장 직장장 한경학, 행정부지배인 김용학을 구속"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6월 말까지 수리를 마치라고 지시했고 지난 6일 통신은 구축하함 상태를 진단하고 나진에 위치한 배수리 공장에서 세밀한 복구작업이 7~10일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최초 사고가 발생한지 23일 만에 복구가 종료돼 진수식이 다시 열렸다.
이날 딸인 김주애(이름 추정)와 함께 진수식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은 순수 무책임성, 비과학적인 경험주의로 인해 국가의 존엄과 권위를 일순간에 추락시킨 황당한 곡절이 있었지만 그 어떤 난관도 해군전력강화의 중대한 로정은 결코 지연시킬 수 없었다"며 "이것은 함선공업의 진보와 도약에 필수적인 자양으로서 우리의 혁명방식, 발전방식의 위력에 대한 다시금의 증명으로 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해당 사고에 대해 "우리에게 손실만은 아니였다고 생각한다"며 "구축함을 복원하는 과정은 함선공업분야의 담당자들로 하여금 전문사업에 림하는 사상관점과 태도를 스스로 랭정하게 들여다보고 책임적이고 완벽한 일본새를 굳히게 하는 획기적인 계기로 되였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그는 "사고복구과정에 구축함설계의 안정성과 기술적우수성이 확인되고 함선건조에 관한 발전적인 견해들도 확립되였다"며 "우리 사업의 각 분야에 내재되여있는 무경각과 무책임, 안일해이와 비과학적인 사업태도, 경험주의가 엄정하고도 응당한 된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어떤 의미에서는 필요한 과정을 경과한 것일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며 앞으로의 모든 사업을 위해서는 결코 잃어버린 시간만이 아니며 우리는 이 시간에 참으로 커다란 교훈을 축적하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구축함 사고 수습 과정에서 사망자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청진조선소 현대화직장 제관1작업반장 조금혁동무는 이번 구축함건조투쟁을 벌리는 과정에 불편한 몸으로도 현장을 떠나지 않고 오늘을 위해 심신을 다 바치다 순직하였다고 한다"며 "오늘의 이 행사에 그의 안해(아내)와 아들이 참가했을 것이다. 조금혁동무의 안해와 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조국은 그의 참다운 생애에 두고두고 감사하고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구축함 건조를 계속할 것이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미 천명한바대로 우리는 계속하여 이와 동일한 급 또는 그 이상급의 구축함들을 매해 두 척씩 해군에 취역시키게 된다"며 "얼마전 당중앙군사위원회는 래년에 5000t급(톤)구축함 2척을 추가로 건조하는 계획을 공식 승인하였다. 이것은 공화국해군의 지위와 방위활동에서 중대하고도 사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축함 건조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으로 미국 함정의 위협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우리 린근(인근)해역은 미 해군의 핵항공모함과 핵동력잠수함들, 각이한 함선들을 포함하여 핵 공격수단들이 상시적으로 출몰하는 핵전쟁발발의 가장 위험한 온상으로 되고 있다"며 "미 해군과 공군의 핵전략장비들의 출몰이 전혀 새롭지 않게 일상으로 느껴질만큼 변화한 것이 바로 우리 국가주변의 군사정세실상"이라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지구상 그 어느 나라 주변에도 교전상대의 전투함선들이 방대한 규모로 집결되여 공개적인 핵전쟁연습행위를 지속적으로 감행하는 위험한 수역은 없다"며 "우리는 침략적인 상대에 대하여 비등된 힘으로써 매사 반사적으로 반응할 것이며 압도적인 군사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원양작전능력을 보유하고 대양에서 해군력을 행사하는 것은 국가주권과 안전리익을 수호하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선택"이라며 "머지않아 적수국의 함선이 주권해역변두리를 횡행하는 것을 지켜보고 앉아있는 것이 얼마나 자극스럽고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인가 하는 것을 적들 스스로가 체험해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진수식에 대해 "구축함의 외형상 결함은 확인되지 않으나, 정상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 여부는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통일부는 "선체 직립 및 청진에서 나진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아 선체 변형‧파공 등 심각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이나, 주요 장비 침수‧손상 시 원상 복구에 장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통일부는 지난 4월 25일 진행한 최현호의 경우 해상에 접안시켜 진수식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선박을 수리‧건조 등을 하기 위한 공간인 '건도크'(드라이독, dry-dock)에서 진행한 것을 봤을 때도 추가적인 수리 작업이 상당히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이날 연설에서 미국에 대해서만 적대적으로 언급하고 남한에 대해서는 별다른 메시지가 없었던 점에 대해 통일부는 "최근 새 정부 출범 이후 변화된 한반도·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한 신중한 메시지 관리 가능성 차원에서 주목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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