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사업으로 시작된 '국토균형개발사업'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제멋대로 사업비를 삭감하거나 기본계획을 변경하는 일은 자제해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이 정부 등의 공사기간 단축 요구를 이유로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 공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30일 밝힌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31일, SNS를 통해 "가덕도 신공항은 단순한 지역 SOC를 넘어, 대한민국 미래와 직결된 핵심 국책사업"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재명 후보는 "현대건설이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네 번의 유찰 끝에 마침내 사업자가 정해지려는 순간에 컨소시엄에서 빠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2021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3년이 지난 지난해 10월에서야 사업자가 정해졌고 그마저도 다시 중단 위기에 빠졌다"고 말하고 "하루라도 빨리 가덕도 신공항의 개항을 바라는 부산 시민들의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부산 시민들을 위로했다.
이 후보는 또한 "사업자를 찾는 일부터 시작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온전히 새 정부의 책임이 된 셈"이라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새 정부가 민주당과 함께 '책임지고 추진하겠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가덕도신공항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경제 활력을 되찾고, 동남권 메가시티의 성장을 견인할 국가 발전의 새로운 전략"이라는 점이다.
같은 맥락에서 '6.3대통령선거'를 통해 새로 들어서게 될 정부가 명심해야 할 사업이 또 있다.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은 후에 국토균형개발과 지역발전을 위해 추진됐던 국책사업에 대해 정권의 입맛대로 해당 부처에서 수립한 정부 예산을 대폭 삭감하거나 기본계획까지 변경했던 대표적 사업이 바로 새만금사업이다.
윤석열 전 정부는 지난 2023년 8월, 새만금잼버리대회가 파행으로 끝나자마자 '파행의 책임'을 전북특별자치도에 돌리면서 2024년 새만금 주요 SOC예산을 무려 5700억 원이나 대폭 삭감했던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었다.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는 새만금의 '빅픽처'(MP)를 다시 그리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했지만, 정부 예산 편성 관례에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납득하기 어려웠던 비상식적인 행태였으며 더구나 탄력을 받아 개발사업에 가속이 붙던 당시 새만금사업을 전면 중단시키는 황당한 일이기도 했다.
이는 또한 국토균형개발을 위한 대규모 국책사업이 최고 결정권자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전례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국책사업' 자체에 대한 신뢰성에 금이 가게 한 사건이었다.
또한 어느 정권이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서는 지역 표밭 관리와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무리하게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을 쉽게 약속해 놓고 임기가 끝나게 되면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표류하게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34년 째 공사 중인 새만금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이 시작한 가덕도 신공항 사업, 민주당이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그 연장 선상에 있다.
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지난 30일 "안전과 품질 확보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공기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에 기반해 유추해 보면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여러가지 사정 상 2029년 말 완공이 어려운데도 당시 유치에 실패했던 '2030부산엑스포'에 맞춰 공사 기간을 무리하게 앞당겼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말하자면 갯벌을 매립해 공항을 건설하는 새만금국제공항(사업비 8700억 원,착공예정)의 완공 년도가 2029년 말인데, 새만금국제공항에 비해 규모와 공사 난이도를 비교할 수 없이 큰 가덕도신공항(사업비 15조 원)을 새만금공항과 같은 해인 2029년 말에 완공 시키겠다고 한 것부터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의 과정을 면밀히 살펴 진짜 문제가 무엇 인지를 찾고, 신속하게 사업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지난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는 일은 중요하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7일 전북을 찾아 장기간 진행되고 있는 문제점을 파악했는지 "새만금 문제는 다른 것보다 정리를 빨리 해야 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앞으로는 '국토균형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시작하는 사업과 추진, 기본계획 변경에 보다 신중하면서 정권의 입맛에 따라 사업이 변경되거나 축소되는 일도 자제해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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