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연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방탄조끼'를 비난 소재로 삼았다. "저는 경호원도 필요 없다"며 목소리를 높인 김 후보는 "죄지은 사람은 감옥에 앉아 있으라"며 이 후보를 향한 거친 언사를 퍼부었다.
비교적 당 지지세가 약한 경기 고양, 김포, 파주, 동두천, 양주, 남양주 등 경기권 일대에서 21일 유세 일정을 소화한 김 후보는 이 후보 비난 수위를 한껏 높였다. 고양, 김포, 파주 등은 접경지역이라는 특성이 있지만 김 후보는 자신의 '경기지사 시절 성과'라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언급하거나, 이 후보를 겨누는 데 발언의 중점을 두었다.
김 후보는 파주 새암공원 유세에서 입고 있던 선거 운동복을 들추며 "저는 방탄조끼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를 두고 김 후보는 "어떤 사람은 여기 방탄 유리 안에 들어가 연설한다"며 "더운데 조끼 입고 방탄유리 안에 들어가 유세하는 것보다 차라리 감옥 가서 앉아 있는 게 안 좋겠나"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감옥에 앉아 있으면 만고 편하다. 죄지은 사람이 제일 편한 데가 어딘가"라며 "죄가 많은 사람은 감옥에 앉아 있으면 국가가 교도관들까지 다 배치해 확실하게 방탄해 준다. 감옥에 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의 발언에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김문수" 이름을 연호했다. 일부는 김 후보의 말에 보조를 맞추며 방탄조끼를 입은 이 후보를 향한 원색적 욕설을 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김포 사우문화체육광장 유세에서도 "죄를 지은 사람은 감옥에 앉아 있으면 방탄조끼가 필요없다"고 힘주어 말했고, 고양 화정역 문화광장 유세에서 역시 "방탄유리, 방탄조끼, 대통령실 경호원도 필요 없다. 저의 방탄조끼는 바로 여러분"이라며 선거 운동복을 들췄다. 김 후보는 전날 서울 강서 유세에서는 외투 지퍼를 내리며 방탄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임을 강조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이곳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도둑이 자기가 잡혀갈 것 같으니 도둑이라는 죄를 없애버리는 무지막지한 독재자"라며 "히틀러도 이런 건 없었다. 전 세계 역사상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유세장 주변에는 '자유대한 수호' 깃발이 나부꼈다. 극우세력 집회의 상징 도구로 꼽히는 성조기와 태극기도 펄럭였다. 70대 이상 지지자들이 유세 참석의 주를 이뤘다.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지사를 지낸 김 후보는 GTX 공약으로 표심을 노렸다. 김 후보는 "제가 GTX-A·B·C (노선은) 했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D를 하겠다고 했다. 김포에 GTX-D 노선을 바로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김포 유세에서 "지금 '김골라' (즉) 김포 골드라인 아시지 않느냐"며 "타보니 너무 좁고 작더라"고 하고는 GTX를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파주 유세에서는 GTX와 관련해 공사 속도도 강조했다. 그는 "극단적인 환경주의자들이 지나치게 뭘 개발하지 못하게 하고, 땅 못 파게 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저번에 파주 오니 '아파트 옆으로 GTX 노선이 다니는데 아파트가 흔들리지 않느냐'고 (주민이) 걱정하는데, 괜찮지 않나"라며 지지자들에게 "싱크홀(땅 꺼짐)이 일어나거나, 진동이 생기거나, 공사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 않냐고 우려도 있던데 아무 문제 없지 않나"라고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파주는 도심 한복판에 발생한 잦은 싱크홀로 주민들이 불안을 겪어온 지역이다.
고양 유세에서는 "여러분의 교통비용이 낮아질 수 있도록 일산대교를 보다 싼 가격으로, 보다 자유롭게, 필요하다면 앞으로 더 많은 대교와 교통수단도 마련할 수 있도록 제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일산대교가 제가 (도지사로) 있을 때 개통됐다"며 "편리하지만 유료여서 힘든 게 많다. 민자여서 여러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제가 최선을 다해 요금을 낮추려 노력했다"고 했다. 경쟁 후보인 이재명 후보는 '일산대교 무료화'를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양주 유세에서는 "양주에도 산업단지가 많이 와야 하는데 여기 탄약창도 있고 여러 군사시설이 많아 여러운 점을 제가 잘 알고 있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여러 군사적 규제를 풀어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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