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통신사 해킹 사고…국회서 고개 숙인 SKT 대표

유영상 대표, 국회 과방위 출석해 "최태원도 유심 교체 않고 유심보호서비스 가입만"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최근 유심(USIM) 정보 탈취 사고에 대해 '사상 최악의 통신사 해킹 사고'라는 점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유 대표는 30일 서울 영등포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번 사건이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SK텔레콤 해킹 사태 귀책 사유가 누구에게 있느냐"는 최민희 과방위원장 질문에 "SK텔레콤에 있다"고도 말했다.

유 대표는 전체 가입자 2500만 명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묻는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의 질문에 "최악의 경우 그럴 수 있다고 가정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SK텔레콤의 초기 대응에 대한 아쉬움을 말씀하신다. 부족했던 점에 대해 인정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SK텔레콤은 4월 18일 금요일 처음 해킹 침해를 인지했으나 신고 법정 시한을 놓쳤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초기 대응이 부족한 점을 인정하며, 유심 교체도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유심 재고 품귀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의식한 듯 "유심에 저장된 정보들은 통신망과 연동되는 '통신·인증 정보'가 아니라 설령 불법 유심 복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기기로 복제되지 않는다"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고 유심 교체를 하지 않았다"면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당부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한 SK그룹 사장·부사장단의 이달 17일 이후 유심 교체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최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이날 출석을 요구하기로 했다.

유 대표는 다음 달까지 유심 재고를 600만 개 확보한 데 이어 오는 6월 말까지 500만 개를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 대표는 또 이번 해킹 사고로 가입자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면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원들 지적에 "종합적으로 검토를 해서 확인해 드리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야당 과방위원들은 '민원 사주 의혹'으로 지난주 사의를 표명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국회 출석 요구에도 출석을 거부한 데 대해 질타했다. 류 위원장은 과방위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에 '본인에 대한 증인 채택 사유는 추상적이라는 판단'이라며 '대선이 진행 중인 시점에서 본인의 출석이 방심위 독립성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기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문제의 당사자가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추상적' 운운하면서 국회 출석 여부를 자기 멋대로 판단하고 출석하지 않는단 말이냐"며 "위원회 차원의 단호한 조처를 요구한다. 아울러 경찰은 류희림 씨에 대해 즉각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리고 지금이라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서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잇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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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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