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핵' 없는 에너지정책 발표…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논란 피하는 李측 "원전은 많은 관심과 논쟁 있어 강조 안 해…사회적 합의 해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전 대표가 '에너지고속도로'를 핵심 에너지 정책으로 발표했다. 영호남과 동해안 지역에 대규모 태양광 및 풍력, 해상풍력 발전소를 세우고 주요 산업지대로 재생에너지를 보내는 '에너지고속도로'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핵발전과 관련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논쟁적 주제인 탈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한 것.

이 전 대표는 24일 페이스북에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며 "20기가와트 규모 남서해안 해상풍력을, 해상 전력망을 통해 주요 산업지대로 송전하고 전국에 RE100 산업단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2040년 완공 목표로 'U'자형 한반도 에너지고속도로 건설을 시작해 한반도 전역에 해상망을 구축하겠다"며 "호남과 영남의 전력망을 잇고 동해안의 해상풍력까지 연결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햇빛·바람 연금' 등 주민소득형 모델도 다시 약속했다. 그는 "전남 신안군은 수년 전부터 태양광 발전소를 통해 주민들에게 총 220억 원을 배당했다"며 "2032년이면 1인당 연 600만 원 배당도 가능하다"고 공약했다. 또,"재생에너지 생산지와 대규모 산업지역을 연결해 전국에 'RE100 산단'을 조성하겠다"며 "재생에너지와 탄소중립산업을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질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전 대표는 핵발전에 대해서는 분명한 언급을 피했다. 이 전 대표는 전북 새만금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열린 '건강한 미래에너지' 재생에너지 현장 간담회가 끝난뒤 기자들과 만나 "향후 우리 사회가 AI 중심의 첨단 기술 산업 중심 사회로 바뀌어야 된다"며 "재생에너지도 매우 중요하지만 안정적 전기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고는 "원자력(핵) 문제는 전기 공급의 필요성과 위험성이 동시에 병존하고 있기 때문에 두 문제 중 어느 한 쪽을 일방적으로 선택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 "상황에 따라서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만 했다.

이재명 캠프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윤후덕 의원도 이날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에너지 정책인데 핵발전 문제는 빠져있다'는 질문을 받고 "원전(핵발전)은 많은 관심과 논쟁이 있다"며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원전을 강조하진 않는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어 "원전에 대해선 명확한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며 “대체 에너지를 중심으로, 대체에너지를 빨리 주문하고 확보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전날에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 탈핵 정책과 거리를 둔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에너지는 현실이다. 에너지를 확보해야 대한민국이 성장하고 생활할 수 있다"며 "그래서 '에너지믹스'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자력발전소의 비중을 유지하되 사회적 합의로 조금씩 줄여가는 것이 큰 방향"이라며 "에너지 믹스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체에너지, 원전, LNG 등의 비율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캠프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신규 핵발전소 건설 백지화, 노후 핵발전소 폐쇄 등 '탈핵' 기조를 벗어나 노후 핵발전소 수명 연장 등 핵발전 유지 정책과 재생에너지 개발을 병행하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지난해 10월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유세에서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설계 수명이 만료되는 한빛 1·2호기를 두고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가동 중인 원전을 멈추거나 재가동을 막을 이유가 없다"며 핵발전소 가동기간 연장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 호남 지역 정책공약으로 호남권 메가시티' 구상을 밝하며 "호남이 대한민국 산업화 과정 속에서 소외돼 온 만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첨단시대를 맞아 신성장동력 산업이 호남에 안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호남 공약으로 △광주·새만금·전남·전북 일대에 RE100 산업단지 구축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해남 유치 △나주에 한전과 에너지 공대 중심의 에너지 신산업 기반을 마련 등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에 나선 이재명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오마이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TV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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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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