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의 변신은 무죄일까,유죄일까

선거철이 돌아 왔다. 새만금은 또 어떻게 포장될까

'새만금의 변신'은 무죄일까?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6.3일 치러지게 되면서 각 정당 후보들이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대선공약'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새만금'은 여지없이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등장했다. 아니 등장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 더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왜냐면 정치권에서는 지역 관련 숙원 사업이 그 지역 유권자들의 환심을 살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첫 포문은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가 열었다.

홍 준표 후보는 지난 17일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새만금을 찔끔찔끔 개발하던 방식으론 안된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새만금을 홍콩식으로 개발해야 겠다는 생각이 오래전 부터 있었다"고 밝혔다.

새만금국제공항에 대해서도 "반대하지 않고 정상 착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에게는 미안한 소리가 될지 몰라도 사실 전북 도민으로서는 많이 들어본 소리이고, 또 한편으로는 선거를 앞두고 강 정당 대선 후보들이 남발한 '말 뿐인 공약'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왜냐면 역대 대통령 후보들이나 당선되고 나서 전북에 와 남긴 말을 돌이켜 보면 그 사실을 명백하게 알 수 있다.

먼저 국민의힘 출신인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새만금을 찾아 이런 말을 남겼다.

"새만금에 와보니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면서 "30년 이상 걸려서 지루한 새만금을 이제는 완결지을 때가 왔다"고 강조하고 "대통령으로 임기를 시작하면 임기 내에 새만금 개발이 완료될 수 있도록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직속위원회를 두고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뿐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새만금 인접 지역인 "군산.김제.부안을 새만금 메가시티로 통합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메가시티 조성은 추진조차 못했다.

윤 전 대통령은 30년을 훌쩍 넘긴 채 공사 중인 새만금을 완결짓겠다고 약속했지만 임기를 절반 가량만 마친 채 '약속실현'은 간 데 없이 사라지고 前 대통령이 됐다.

비단 윤 전 대통령 뿐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는 2008년 2월에 작성한 국정과제에서 새만금지역을 '동북아 경제중심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확정하고 이른바 '동북아의 두바이'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두바이'는 커녕 아직도 국제공항은 없고 새만금은 여전히 공사중이다.

2012년 12월 27일 전주를 찾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당선인은 "(새만금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전북 도민의 숙원을 풀어드릴 수 있어 그날(22일) 무척 기뻤다"고 말하고 "우리 전주와 전북을 서해안 시대의 중심으로 키울 새만금사업,저와 새누리당이 확실하게 책임지겠다.새만금의 꿈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새만금은 지금도 나아가야 할 방향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

2017년 3월23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청와대에 새만금사업 전담부서 신설 등을 담은 전북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문 전 대표는 당시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새만금에 필요한 것은 추진력과 예산"이라면서 "대통령이 직접 챙기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 30일, '새만금재생에너지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오늘 새로운 에너지 전환, 새천년의 역사를 이 곳 새만금에서 선포한다. 전북도가,군산이,새만금이 대한민국 재생에너지의 중심'이라고 선포했다.

그 날, 문 전 대통령은 "전라도 정도 천년, 이 곳 새만금에서 대한민국 새천년 에너지 역사가 새롭게 시작된다"면서 "27년간 긴 어려움을 딛고 새만금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단지와 대규모 해상 퐁력단지가 건설되며 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단지와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가 건설되며 새만금의 태양이 대란민국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새만금의 바람이 미래를 여는 자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권은 바뀌었고, 윤석열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종전 30%에서 21%로 낮추겠다고 밝히면서 화려하고 거창하게 출발했던 새만금재생에너지사업은 원동력을 잃은 채 헤매고 있는 상황이다.

'새만금'은 말 그대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헌만금'으로 추락했고 전북 도민의 눈에는 그 어떤 공약도 이제는 새롭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홍준표 후보가 밝힌 '홍콩식 개발방식'은 아마 중국 상하이 '푸둥지구'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푸둥지구는 새만금보다 1년 앞선 1990년에 착공돼서 착공 20년 만에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국제공항을 비롯해 모든 공사를 끝냈으며 이미 세계적인 금융과 상업 허브로 발돋움해 있는 곳이다.

개발 면적도 새만금은 409㎢로, 서울의 3분의2에 해당하는 규모인데 비해 푸둥지구는 새만금보다 3배 가량 넓은 1210㎢이다.

그런데 1991년에 착공한 새만금은 34년째 뚜렸한 개발 방향도 정해지지 않은 채 국제공항은 착공도 못했으며 신항만은 초기 공사 중이다.

그러니 이제 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하는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약속하는 모든 공약들이 전북도민의 귀에 들어 올 리가 만무하다.

이제 전북에서는 '뜬구름 잡는 식의 개발 공약'은 제발 접고 차분하게 전북도민이 원하고 바라는 방향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지속적이며 실현 가능하고 대통령을 배출하는 정당이 책임지고 약속을 지키며 조속히 마무리할 수 있는 공약이 제시되기를 바라고 있다.

새만금의 완공 목표는 2050년으로, 계획대로 라면 완공에 60년이 걸리게 된다. 착공에서 완공까지 20년이 걸린 푸동지구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이런 새만금은 경쟁력을 갖추기는 커녕 누더기처럼 덕지덕지 꿰어 만든 '헌만금'이 될 뿐이다.

▲ⓒ새만금 위성 사진(2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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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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