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이재명 만나 '중도보수 선언 잘못했다' 지적…李도 동의"

"李, '일부 표현에 있어서 오해받을 만하다'고 시인…당 정체성을 대표가 혼자 결정하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지난 24일 만찬 회동에서 민주당의 '중도보수' 정당 선언에 대해 "'일부 표현에 있어서 오해를 받을 만하다'고 시인했다"고 김 전 총리가 전했다. 이 대표는 앞서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며 당 정체성 논쟁에 불을 붙였고, 김 전 총리는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고 이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김 전 총리는 25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정체성은 쌓여진 역사 속에 형성된 것이고, 한국 정치사에서 민주당이 어떤 역할을 해왔느냐는 것에 의해서 규정되고 국민들에게 승인된 것"이라며 "그걸 당대표가 한마디로 규정하면 거기에 납득이 되겠느냐, 그건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대표와의 만찬회동 대화 내용을 일부 밝혔다.

당 정체성을 단정적으로 규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김 전 총리의 지적에 이 대표는 동의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김 전 총리는 "적어도 그런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에 대해서는 본인이 인정했다"며 "단정적으로 한 것은 잘못됐다는 제 지적에 대해서 동의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의 정체성을 대표의 말 한마디로 이렇게 규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고, 당의 역량과 자기 정체성을 넓히겠다고 하면 그건 당의 여러 가지 기구와 토론을 통해서 결정해야 되지 그걸 당대표가 혼자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 대표가 이야기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는 뜻 자체가 지금 국민의힘이 더 오른쪽으로, 이른바 극우 쪽으로 쏠려가는 데에 대해서 국민적인 여론도 우리가 받아서 책임을 져야 된다는 취지"라며 "대선을 앞두고 당이 정책적인 유연성을 보이는 것 자체야 나도 그건 동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총리는 또 이 대표에게 개헌에 대한 입장을 재차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표께서 주장하시는 내란정국의 최종 종결, 이른바 탄핵에 대한 결정도 사실은 다음 대한민국의 그림이 명확해지고 국민들의 요구가 담겨야 완성이 되는 것 아니냐"며 "사실은 지금 내란종식이 목표라고 하지만 사실 지금 국민들은 내전상태까지 가 있는 셈인데 이것까지 종결되려면 다음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떻게 해야 된다라는 그 합의가 제일 중요하고, 그 내용은 하나는 개헌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또 여야가 끊임없이 1대1로 이렇게 편을 갈라서 싸우게 된 이유가 뭘까. 이건 현재의 선거제도를 비롯한 여러 가지 정치제도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거니까 이것 자체를 가지고 정치개혁이라는 화두로, 이 대표를 비롯한 정치인들이 비전을 분명히 밝혀야 되는 것"이라며 선거제도 개선을 비롯한 정치개혁 대한 비전 제시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그런 필요성 자체는 동감을 하더라도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저로서는 소위 이 문제에서 명확한 이 대표의 비전을 보여야 내란종식 문제도 국민들 사이에서 확인이 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계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만찬회동의 성격에 대해 김 전 총리는 "이 대표가 당 운영을 너무 일방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당내 비판이 있으니까 한 분 한 분 조금 섭섭했던 관계라고 언론에서 그렇게 지칭했던 분들을 만나면서 서로 속마음도 터놓고, 그러고 뭐 당 운영 이런 것에 대해서 서로 협조도 요청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가 당내의 어떤 화합과 포용을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라는 취지를 이야기하길래 그건 정말 잘하는 거다. 그러고 당 문화가 이래서는 국민들이 우리 민주당을 신뢰하는 데 지장이 있지 않겠느냐. 그렇게 계속 당대표가 분명한 태도를 가지고 호소해달라고 했다. 이 문제는 본인 의지도 확실하더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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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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