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개딸' 향해 "여러분이 보이는 행태 바꿔달라"

비명계 플랫폼 '희망과 포럼' 출범…金·박용진·김두관 한자리에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非이재명)계 원외 인사들이 주도하는 플랫폼 '희망과 대안 포럼'이 출범하는 등 야권 내 합종연횡이 본격화하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 대표의 열혈 지지층 '개혁의 딸'(개딸)을 향해 "여러분이 보이는 행태는 바꿔달라"며 작심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18일 KTX 광명역 인근 웨딩홀에서 열린 '희망과 대안' 출범식에서 "다양성과 민주성, 포용성이 사라진 더불어민주당에는 미래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총리는 "개혁의 딸로 일컬어지는 민주당의 열혈 지지층 덕분에 민주당이 어려운 시기를 견뎌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여러분이 보이는 행태는 한번 더 고민해보고 바꿔달라고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비명계 의원들을 부르는 '수박'이라는 멸칭을 언급하며 "'수박'이라는 단어는 민족사의 비극과 상처, 희생과 피를 상징하는 단어다. 그런 역사를 아신다면, 거기에 희생된 많은 국민을 생각하신다면 그런 용어를 써주시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 전 총리는 연대와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의) 수습 과정에서 민주당이 좀 더 어른스럽게, 국가를 걱정하는 역할을 더 잘해주길 바랐던 국민에게 적잖은 실망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갈라지고 분열된 대한민국을 이제 우리가 치유하고 통합해야 한다. 민주당은 통합과 공존의 정신으로 다시 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헌정 질서를 수호한 여러 세력을 하나로 모으는 더 큰 연대의 정치를 펼칠 때만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며 "현재의 민주당만으로 가능하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내에서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다양성, 민주성, 포용성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총리는 출범식 후 취재진과 만나 자신이 이날 '개혁의 딸'을 언급한 배경에 대해 "민주당이 국민의 불신을 받는 부분 중의 하나가 그런 폐쇄적이고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분위기라는 걸 여러분이나 저나 잘 알고 있다"며 "국민들께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인 변화가 정치 문화의 변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도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비명계 의원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밖에서는 이들을 한데 묶어 '비명횡사'라고 얘기한다"며 "정치지도자들이 힘을 합쳐서 우리가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전 의원도 "당내 친명, 비명 뿐만 아니라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끌어안는 큰 결단이 있어야만 조기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서 "민주당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살릴 때에만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희망과 대안' 포럼은 양기대 전 민주당 의원을 주축으로 한 비명계 정치인들 간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창립식에는 김 전 총리, 박 전 의원, 김 전 의원을 비롯해 박광온, 기동민, 고용진, 송갑석, 윤영찬, 신동근 등 지난 총선에서 이른바 '비명횡사'한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차기 유력 주자인 이재명 대표에 맞서 연합체를 구성하고 당내 다양성과 개헌의 필요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를 이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얼마나 당내에서 수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표 또한 비명계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이 대표는 이달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만난 데 이어 24일에는 김 전 총리와 만찬을 한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는 27일 오찬을 하기로 했다.

▲김부겸 전 총리(가운데), 김두관 전 의원(오른쪽), 박용진 전 의원이 18일 경기 광명시 KTX 광명역에서 열린 비명계 인사들 모임 '희망과 대안 포럼' 창립식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