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와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와 전쟁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 그(푸틴 대통령)는 싸움을 멈추고 싶어 한다. 스티브 위트코프(중동 특사)는 3시간 동안 그와 함께 있었다. 우리는 오랜 시간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러시아)은 크고 강력한 세력이다. 히틀러와 나폴레옹을 물리쳤다"며 러시아의 전투 능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그들은 오랫동안 싸워왔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그(푸틴)는 싸움을 멈추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체를 원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이 제가 그에게 한 질문"이라며 "그는 그것(전쟁)을 끝내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들은 빨리 끝내고 싶어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계속 (전쟁을) 한다면 우리에게 큰 문제가 될 것이고, 저에게도 큰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미국 방송 NBC의 <미트더프레스>에 출연해 트럼프와 마지막으로 대화했을 때 푸틴이 평화를 원한다는 말을 믿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에게 푸틴이 "거짓말쟁이"이며 트럼프를 "약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에 대해 "그는 강하고,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트럼프)는 푸틴을 평화 협상으로 이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렇게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푸틴을 믿지 말라. '휴전'에 대해서 만큼은 그를 믿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푸틴이 나토와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그들이 벨라루스 영토에서 많은 수의 군인을 훈련시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정보와 관련 문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를 표적으로 삼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와 벌인 전쟁을 다른 유럽 국가를 포함해 나토 회원국으로 확전시킬 수 있다는 젤렌스키의 주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 동의하지 않는다. 조금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와 평화를 이루려고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과 "매우 빨리"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화에 참여하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는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실제 3자 간 협상이 언제 진행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국 방송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전쟁과 관련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미국 측에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 마이크 월츠 국가안보보좌관 참석할 에정이라고 전했다.
방송은 사우디 관료를 인용, 사우디 역시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하는데 단순 회담 주최가 아닌 중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