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소희, '소외됨 없이' 잘 성장케 하려면…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학생 교육권·복지권 보장 위한 학생맞춤통합지원법

다양한 학생복지 정책 추진, 그러나 컨트롤타워 부재로 사각지대 발생

"며칠 전, 중학생 소희(가명)는 학교에서 자해 위기 사안으로 A교육지원청 교육복지안전망센터에 의뢰되었다. 소희는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 베트남 어머니 사이에서 가정 내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해 기초 학력이 부족하다. 또래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또래 관계도 좋지 못하다. 소희가 초등학교 다닐 때도 아동 방임이 의심되어 드림스타트,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아왔으며, Wee클래스, 교육복지실에서 상담교사와 학교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하고 위기 상황에 놓인 소희에 대해 위기 상황이 일어나기 전까지 중학교에서는 아무도 알지 못해 문제를 예방할 수 없었다."

소희의 문제는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가정 해체, 기초학력 부족, 아동 학대, 심리·정서적 문제 등 다양하고 복잡한 상황에 놓인 학생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존 학생 지원체계의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현재 학생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며 '개인정보보호법' 상 교육활동을 통해 알게 된 개인정보가 학생이 진학하거나 전학 시 연계되지 못해 위기 학생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개입이 어려운 상황으로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이는 위기에 처한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정보를 연계하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 서울의 한 중학교 졸업식. ⓒ연합뉴스

모든 학생들의 교육권·복지권 보장을 위한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제정

따라서 학생 지원 체계의 한계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22년 12월 28일 관계부처 합동 회의에서 교육부는 '발굴-지원-연계를 통한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 구축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후 2023년 5월 31일, 학업과 경제적 학업과 경제적·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조기 발굴과 학생별 상황에 적합한 통합지원 내용을 담은 '학생맞춤통합지원' 법 제정안도 발의되었다(국회교육위원회, 2023). 지난해 6월 22대 국회에서 김문수 의원(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 더불어민주당), 정성국 의원(부산 부산진구갑,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경남 거제, 국민의힘), 백승아 의원(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이 대표 발의하여, 지난 12월 26일 '학생맞춤통합지원법안'(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은 경제적‧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교육청-지자체 등 지역사회가 함께 학생 중심 맞춤형 지원을 적시에 제공할 수 있는 통합지원체계와 정보 연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제정은 학생의 개인적인 상황에 적합한 건강·복지·교육과 진로 등의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여러 부처의 정책을 연계하여 학생 중심의 통합지원체계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학생지원 체계의 한계와 법적 근거의 부재로 사각지대에 놓여 위기 상황을 겪었던 소희는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 안에서 학교에서 조기에 발견되어 소희의 상황과 특성·필요에 맞추어 교육복지, 심리상담, 학습지원, 교육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지역사회의 기관과 전문가들이 협력으로 한층 더 효율적이고 통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학생지원 이력의 기록, 수집 저장 등 장기적·체계적 지원을 위한 자원 이력 관리의 법적 근거를 갖추고 학교 현장에서도'사회보장기본법'의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의 사회서비스정보시스템, 아동통합정보시스템 등과 연계하여 학생맞춤통합지원을 위한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다.

학생맞춤통합지원과 학교사회복지사 역할 기대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제정'은 학교사회복지사 역할에 대한 '인정'이다. 학교사회복지사는 다양하고 복잡한 어려움에 놓인 학생에 대한 복지적·통합적 접근을 학교 체계 내에서 교사들의 협업과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직접 수행하고 나아가 학교 내 학생 모두를 위한 문제 예방적 접근을 수행해왔다. 학교사회복지사가 상주하여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과 교육적 성장에 기여하며, 긍정적 자아개념, 가족 건강성, 공동체 인식 등에서 비사업 학교, 즉 사회복지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와 비교하여 효과성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위기 아동·청소년을 발굴하고 지원하며 학생맞춤통합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해 왔다. 따라서 아동학대·방임, 자살·자해, 돌봄 공백, 교육 소외 등 위기 아동·청소년에 대한 적극적인 발굴과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하고 지원을 위해서는 학교사회복지사를 전면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은 지속해서 개진되어왔다.

현재 우리나라 학교 현장의 사회복지사는 2024년 는 다양한 사업 주체들에 의해 학교, 가정과 지역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학생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해왔다. 대표적으로 2003년에 교육부에서 시작한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現,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경기도 지방자치단체 학교사회복지사업, 강원도 일부 민간 지원 사업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학교 사회복지사는 2024년 11월 기준으로 1920명이며, 전체 학교(1만2028교) 대비 배치율은 15.9%이다. 학교 사회복지사 대부분은 교육부 훈령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관리 운영에 관한 규정', 각 시도교육청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운영·지원 조례', 경기도와 경기도 기초지자체 '학교사회복지 지원 조례' 등의 근거로 배치되어 있다. 현재 사회복지사업법 제11조 2항에 따라 학교사회복지사는 '학교 영역의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전문가'로 국가 자격이 되었지만, 초·중등교육법상 '학교사회복지사 배치'에 대한 명확한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학생의 교육권·복지권 보장을 위한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제정' 취지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사회복지사 배치가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시행령'에서 논의되어 명시되기를 기대한다.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에서 명확한 역할을 공고히 해나가며 전문가로의 지위와 처우들이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무엇보다 소희와 같은 아이들이 '소외됨 없이, 뒤처지지 않게' 보통의 삶을 누리며 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참고문헌

- 국회교육위원회. 2024.12.18. "학생맞춤통합지원법안" 의안원문. 의안번호2206629.

- 교육부. 2022.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 구축방안". 제3차 사회관계장관회의 보도자료.

-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2023. <학생맞춤통합지원가이드북>.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 노경은·이종익. 2023. 학생맞춤통합지원과 학교사회복지 실천. 한국사회복지학회 공동학술대회

-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누리집. 2024. 2024 전국 학교사회복지사업 운영 현황. www.kassw.or.kr.

- 한국교육개발원 학생맞춤통합지원 누리집. 2024. www.kedi.re.kr/studentsup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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