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총선 패배 이후 계엄령을 자주 언급했으며, 스트레스로 인해 음주량도 늘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7일 일본 일간지 <아사히신문>은 윤석열 정부에 참여했던 전직 장관을 인용, "윤 대통령이 여당이 대패한 지난해 4월 총선 전후부터 회식 자리에서 '계엄령'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게 됐고, 스트레스와 음주량도 늘어났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발언에 대해 전직 장관이 "(윤 대통령이) 스트레스가 쌓여서 농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윤 대통령과 여러 차례 식사한 적이 있는 전직 관료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술자리에서 화를 내는 빈도도 늘었다"며 "서울 경복궁 인근 삼청동 안가로 불리는 대통령 전용시설 등에서 열린 술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작은 잔에 소주를 담고 맥주를 부은 잔에 털어 넣는 '소맥'을 마시는 것을 선호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전직 관료가 "보통은 소주도, 맥주도 잔의 반 정도 따르는데 대통령은 가득 따른다"며"보통 20잔 정도를 먹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문은 "술을 마시면 윤 대통령은 주로 야당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때로는 여당 정치인들을 비판하기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윤 대통령의 외교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술자리는 종종 새벽까지 진행됐다"며 "대통령 전용시설을 경비하는 담당자들로부터 장시간 근무에 대한 푸념도 있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나면서 정치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신문은 한 여당 의원이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술도 마시고 골프도 치자고 얘기했는데 그 뒤로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여당 의원은 신문에 "정치는 대립하는 의견을 조율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비효율적이다"라며 "효율만을 따지는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이 정치를 이해하지 못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신문은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무리한 정권 운영이 언론 등에서 비판받기 시작하자 윤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하지 않는 극우 유튜브 방송에 빠져든 것으로 알려졌다"며 윤 정권의 숨은 핵심 관계자는 "'반국가세력'이라는 말은 정치인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전직 관료들은 (대통령에게) 유튜브만 보지 말고 주요 언론의 논조에 주의를 기울여 여론 경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윤 대통령은 고함을 지를 뿐 여기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여당 의원 상당수는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고, 당의 2인자인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윤 전 대변인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권성동 의원이 당선됐지만, 여권 내에는 큰 혼란을 초래한 윤 대통령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의원도 적지 않다"며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신문은 "수사당국이 1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대통령 관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모습은 거의 확인되지 않았다"며 여권 관계자가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으로 정치인의 활동을 금지하려 했다. 그래서 (설사 윤 대통령이 여당 정치인이라도) 열심히 응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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