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감사원장·검사 탄핵 초읽기…감사원 "정치 감사" 반발

국회 본회의 보고, 4일 표결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민주당은 앞서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 감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최 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또한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 이 지검장 등 검사 3명이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이들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발의했다.

탄핵소추안이 보고됨에 따라 국회는 오는 4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탄핵소추안은 재적 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기 때문에 4일 표결을 통해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정명호 국회 의사국장이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에 대한 탄핵 소추안 등을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본회의 보고에 앞서 감사원은 "헌법상 독립기구의 수장인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를 당장 멈춰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입장을 냈다. 일선 부장검사들도 검사 탄핵에 잇따라 반대 성명을 냈다.

최달영 감사원 사무총장은 이날 긴급브리핑에서 "감사원이 전 정부를 표적감사하고 현 정부는 봐주기 감사를 한다는 것이 주요 탄핵 사유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감사원은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공정하게 감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원이 전 정부에 대해 정치감사를 함으로써 정치적 중립성을 위배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감사 결과의 정치적 유불리를 이유로 감사원 감사를 무조건 정치 감사라고 비난하면 수용하기 어렵다"고도 밝혔다.

또, 최 사무총장은 "감사결과로 대통령실 이전 공사를 둘러싼 모든 궁금증이 해소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대통령실 이전 공사 시공과정 문제점 등 대부분의 사실관계는 충실히 조사돼 감사보고서에 담겨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정부 일은 감사하면 안 된다고 하면 헌법이 부여한 감사원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감사원은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림 없이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 임무를 수행하는데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반발도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반발 입장을 표명한 이들은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서울남부지검 차·부장검사, 중앙지검 부부장검사 등이다. 중앙지검 수석 평검사들은 200여명의 의견을 수렴해 대책 회의를 열고 입장문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이날 본회의를 마친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탄핵소추안 발의는) 부당한 정치적 공세다. 검찰 기능을 마비시킴으로서 우리 국민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 장관은 "정치적 사건을 처리하거나 거악을 척결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비판과 정치적 압력은 검찰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늘 받아들이며 일한다"면서 "자신들의 의견과 다른 사건 처리 결과를 내놨다는 이유만으로 검사를 탄핵한다면 이는 위법·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탄핵이 계속된다면 검사들이 업무를 하지 못하게 막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번 탄핵안이 헌법재판소가 상정하고 있는 '파면의 이를 정도의 중대한 위헌·위법 사유'를 갖추지 않았다면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회의원들께서 내일 모레 본회의에 이 안건이 상정된다면 탄핵 결의를 중지해줄 것을 즉시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