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해놓고…이재명 "상법 개정하겠다"

상법 개정하는 반대하는 정부·여당 향해 "왜 반대하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부·여당이 지배구조 개선, 이사 충실의무 확대 등 상법개정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왜 반대하나. 훔치는 것을 허용하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정부·여당이 주도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의견에 동참한 이 대표가 금투세 폐지에 반발하는 진보진영 지지층을 달래고자 상법 개정안을 꺼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공정하게 기업을 운영하고 기업의 경영 이익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이 상식인데 설마 이걸 누가 거부하겠나. 그런데 희한하게도 정부·여당이 반대 의사를 슬슬 내놓기 시작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상법 개정에 미온적인 정부·여당을 겨냥해 "훔치는 게 좋나. 혹시 훔친 장물을 나누는 관계인가"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가장 심각한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문제는 지배주주들의 부도덕한 주가 조작 또는 회사 수익 탈취 행위"라며 "회사에 유보된 이익을 주주들에게 배당을 해야 하는데, 배당을 중국보다도 덜 하면서 내부 이익을 부당 거래를 통해서 빨대를 꽂아서 자기 가족들, 친지들에게 넘겨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예 대놓고 다수 소액 주주들의 재산을 뺏기도 한다. 인수합병, 분할 등의 과정에서"라며 "내가 분명히 어미 소의 소유자인데 어미 소가 송아지를 낳으면 그 송아지도 내 것 아닌가. 그런데 송아지를 낳으면 그 송아지 주인이 다른 사람이다. 송아지를 낳으면 낳을수록 손해가 되는데, 이렇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기국회 안에 반드시 상법 개정을 해서 지배주주들의 지배권 남용을 막고 주식시장이 정상화되는 길을 찾도록 하겠다"며 "그 외에도 주주들이 공평하게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주들이 회사의 주인으로 제대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소수 주주권 보호를 위한 장치도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과세 기본 원칙에 따라 여야 합의로 금투세가 제정됐지만,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여당인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금투세 전면 폐지'를 주장한 것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거듭 "주식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며 "왕년의 개미 중 한 사람으로서 현재 이 주식시장에 대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당력을 기울여서 반드시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한 상법 개정 등의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 현황판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또 오는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관련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국민의 지금 상처받은 마음을 충분히 어루만지고 회복할 수 있는 입장 표명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국민 담화가 될지 대국민 '담 와'가 될지는 공정과 상식에 맞는 입장이 나오는가가 기준이 될 것"이라며 "특검 수용 없는 담화는 제2의 '개사과'에 불과하다"며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압박했다.

이어 "이런저런 토를 달며 김건희 특검을 반대하거나 공을 국회로 떠넘긴다거나 동문서답으로 핵심 피한다거나 하는 어설픈 사과쇼는 더 큰 분노와 저항을 부를 뿐"이라며 "진정 국민을 두려워 한다면 진솔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김건희 특검을 수용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가조작 의혹, 뇌물수수 의혹, 공천개입·공천거래 등 각종 국정농단 의혹이 태산처럼 쌓여 있는데, 평범한 국민처럼 헌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처벌을 받겠다고 직접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며 "그 정도 입장도 분명하게 담지 못할 회견이라면 차라리 철회하라"고 말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표 면전에서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표의 1심 판결을 TV로 생중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제1야당 대표를 낙인찍고 재판부를 압박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이 대표 무죄 탄원을 사법부 협박이라고 주장하던데, 오히려 생중계 요구 행위야말로 진짜 사법부 협박"이라며 "국민의힘은 사법부 협박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이 진짜 원하는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한 뒤 특검 수사 생중계를 요구하기 바란다"고 공세를 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