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파리 페럴림픽에서 대한민국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단은 종합순위 22위를 달성하며 국위를 선양했지만 정작 이천선수촌에는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한 의료체계가 거의 갖춰지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파리 페럴림픽에 참여한 177명의 대한민국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은 금메달 6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4개를 획득한 바 있다.
당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페럴림픽 현장을 찾아 "외국에서도 이천선수촌을 부러워하고 견학도 온다고 들었다."는 등의 칭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작 이천 선수촌에는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한 의료체계가 거의 갖추어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윤덕 의원(전북, 전주시갑)은 21일, 이천에 있는 장애인국가대표선수촌의 부실한 의료시스템의 현실을 공개하면서 유인촌 장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김윤덕 의원이 대한장애인체육회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천 장애인국가대표선수촌’에는 상주 의사가 단 한 명도 없이 촉탁 의사들이 비정기적으로 방문 진료하고 있었다.
그나마 상주하는 의료인력 중 간호사 2명, 물리치료사 4명 등으로 보조 인력마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병원이나 의원 같은 공인된 치료시설마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근골격계 질환 발병률이 4.5배 높아 부상 위험이 크고 선수 1인당 치료해야 할 부위가 훨씬 많아 더 많은 의료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우리나라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의 대다수는 10년 이상 선수 생활을 하기 때문에 고질적인 부상 부위가 많아 더 많은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
대한장애인선수촌은 이천선수촌에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등 최소 3명의 상주 의사와 물리치료사 14명, 간호사 3명, 방사선사 1명의 의료인력이 필요하며, 병원과 X-ray, CT 등의 진단 장비, 물리치료기 등 치료 장비 등이 절실하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덕 의원은 "선수들이 다치고 아픈데 수용할 병원마저 없었고 전문의사가 단 한 명도 없는 장애인선수촌이었다"며 "장관이 외국에서 이천선수촌을 부러워한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부러워할 일인가?"라고 다그쳤다.
그는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부상이나 질병에 즉시 대처해야 하는 것은 물론 장애인 선수들은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케어가 필요한데, 이러한 현실을 장관은 오히려 부끄러워하고 참담하게 여겨야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즉시 장애인선수촌에 공인 병원을 만드는 일, 상주 의사를 채용하는 일, 부족한 보조 의료인력을 채우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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