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1억여 원이 들어 있던 여행객의 가방을 훔쳐 달아난 중국인의 범행을 도운 공범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는 17일 강도 방조 혐의로 기소된 A(35·중국 국적)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범의 강도 범행을 몰랐고, 이를 공모하거나 방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입국 경위 등 행적과 진술 등을 보면 공범의 범행을 사전에 알고 인지하고 있었거나 미필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선고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공범과 사전에 범행 장소를 및 도주 경로를 답사했고, 가발이나 변장할 옷을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음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다만, 피고인이 직접 범행하지 않은 점과 피해금 전부를 돌려주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4월 20일 오전 7시 10분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30대 중국인 B씨가 무역업자 C(40대·중국 국적)씨의 돈 가방을 빼앗는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발생 사흘 전 한국에 입국한 C씨는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무역사업을 위해 많은 돈을 가방에 넣어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시 B씨는 C씨의 얼굴에 스프레이를 뿌린 뒤 미화 9만 달러(1억2300여만 원)가 들어있는 가방을 빼앗아 공항철도를 타고 김포국제공항으로 도주한 뒤 같은 날 낮 12시께 비행기를 타고 중국 상하이로 달아났다.
이후 홀로 한국에 남아 있던 A씨는 범행 발생 5일 만에 인천지역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가방에 든 9만 달러 중 5만 달러는 환전한 뒤 중국으로 간 B씨에게 보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 중국으로 도주한 B씨의 뒤를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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