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년 5명 중 1명 히틀러 '긍정적' 평가…유럽 이어 미국에도 극우 바람?

백인에 비해 흑인·히스패닉에서도 히틀러에 대한 긍정 응답 높아

유럽을 중심으로 극우적인 색채를 보이는 정치세력들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18~29세 청년층의 5명 중 1명은 독일의 파시스트 지도자였던 아돌프 히틀러를 옹호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2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J.L 파트너스와 함께 미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세계 2차 대전 당시 나치를 이끌었던 히틀러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그 자체가 악마고 구제될 수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만 29세 이하 응답자의 21%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는 답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연령대의 응답자들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히틀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히틀러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는 응답은 30~49세에서 16%, 50~64세에서 7%, 65세 이상에서 5%에 그쳤다. 전체 연령대 응답을 종합해보면 77%가 히틀러가 악마이며 구제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매체는 이러한 경향이 청년층들이 주로 사용하는 온라인 플랫폼 '틱톡'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달 초 틱톡 측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 히틀러의 동영상을 삭제했는데, 조회수가 100만이 넘은 상태였다.

이 영상은 히틀러가 세계 2차대전을 원하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공격을 가하게 됐으며 여성과 어린이의 생명을 보호하고자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J.L. 파트너스의 설립자 제임스 존슨은 매체에 "소셜 미디어가 젊은 미국인들의 세계관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사례가 필요하다면 바로 이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연령뿐만 아니라 인종에서도 히틀러를 옹호하는 경향이 다르게 나타났다. 히틀러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는 응답은 백인 응답자에게서 8%에 불과한 반면, 히스패닉의 경우 19%, 흑인의 경우 21%로 높아졌다.

이에 인종 및 연령대별로 처한 경제적 상황 및 사회에 대한 인식이 극우적 색채를 띄는 원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경제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옛 동독 지역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이 강세를 보이는 것처럼, 현 정부나 체제에 대한 불만이 극우세력 지지로 표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히틀러는 수백만 명의 유대인뿐만 아니라 수십 만 명의 세르비아인, 폴란드인 등을 대량 학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중 약 280만 명의 구 소련 어린이와 150만 명의 유대인 어린이,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루마니아 및 독일의 미성년자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독일 나치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프레시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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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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