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은 "사상 검열을 했던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지금이라도 한강 작가에게 사과하고 학생과 학부모, 학교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강경숙 의원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관련 경기도교육청 사상검열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을 비롯해 사상 검열을 하려 했던 사람들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부끄러운 과거가 들춰졌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강 의원은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책과 관련해서 해서는 안 될 일을 규탄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포문을 열었다.
강경숙 의원실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공문을 내려보내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년 간 '성유해 도서' 폐기를 위한 작업이 추진됐다. 이후 보수단체와 지역의 보수의원들이 나서서 기자회견을 하고 폐기 도서 목록 링크를 공유하며 보고를 요구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과 이는 안팎으로 확대됐다.
이런 와중에 한강 작가의 서적 '채식주의자'가 '성유해 도서'에 포함됐는데 그 이유가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란 명목이었다.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을 도교육청에서 공문을 내려보내 금서로 지정할 것을 일선 학교에 보이지 않게 압박을 가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 결과 지난 한 해 경기도 내 학교 도서관에서 2528권이 폐기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을 때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축전도 보내지 않았고 보수단체와 지역 보수의원들은 한강 작가와 책에 대해 사상검증에 열을 올렸다고 강경숙 의원실은 전했다.
한편 한강 작가는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 라는 작품때문에 문화계 블랙리스트에도 오른 사실이 있다.
당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는 "'5.18', '북한' 등의 키워드가 있는 책 다수가 심사에서 탈락했다"고 증언했다.
강경숙 의원은 "이런 작태는 태극기 부대에 버금가는 인식 수준"이라면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관계자들은 여전히 현재의 여당과 공공기관에 다수 포진돼 있고, 윤석열 정부의 뉴라이트 역사 왜곡은 하늘을 찌르고 있어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강 의원은 "학교운영은 자율과 자치에 맡겨져야 한다"면서 "앞으로 더 이상 학생과 교사, 학교를 대상으로 한 사상검열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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