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길 어떻게 다니라고?… 경기 광주시 '황당한 보도' 공사 논란

역동 CGV 일원 300m 구간 폭 50cm~95cm 조성 "국토부 지침 위반"… 광주시 "보도 폭 겨우 확보" 일축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다닐 보도가 여관 입구와 딱 붙어 있습니다. 게다가 정부 기준 2m 이상 돼야 할 인도 폭도 1m도 채 안되며 여관 앞에 가선 50cm로 확 줄어듭니다. 주민들의 안전 보행을 외면한 지자체의 '엉터리 행정'에 분통이 터집니다."

경기 광주시 역동 주민들이 황당한 보도설치에 화가 잔뜩 나있다.

광주시 '역동(소로 2-66) 도시계획도로 개설공사'가 국토교통부의 지침을 어긴 채 엉터리로 설계·시공되고 있다면서다.

▲'황당한 보도' 경기 광주시 역동 한 여관 앞에서 95cm 크기의 보도폭이 50cm로 확 줄어 들었다. 턱없이 비좁게 들어선 보도가 여관 현관과 맞 닿아 있어 아이들의 정서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프레시안(이백상)

30일 <프레시안> 취재에 따르면 광주시가 시행 중인 역동 CGV 일원 300m 구간 도시계획도로 내 보도의 폭이 정부 기준에 못 미치는 95cm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의 보도 설치 지침을 보면 안전한 보행환경을 위해 보도 유효 폭 최소 2.0m 이상 확보하되, 불가피한 경우 1.5m로 한다고 돼 있다.

더 황당한 것은 국토부 지침 미달 보도가 S여관 앞에선 50cm 폭으로 좁아지고 여관 현관과 같이 쓸 수밖에 없도록 시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역동 주민들은 "우리 아이들이 여관에서 나오는 손님들과 마주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며 "우리를 개돼지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국토교통부의 기준에 부적합한 폭으로 공사된 역동 2-66도시계획도로 내 보도 한 가운데에 가로등과 주정차단속카메라 등 지장물이 곳곳에 설치돼 있어 보행 불편이 예상된다. ⓒ 프레시안(이백상)

특히 비좁게 설계된 보도 한 가운데에 가로등과 주정차단속카메라 등 교통 구조물이 곳곳에 세워져 있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고질적인 보행 불편과 보행자들의 기둥과의 충돌위험, 교통약자들의 휠체어 이동 등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당 도로변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는 CGV 영화관과 대형 식자재마트, 어린이집 등이 위치해 있어 기준 미달 보도로 인한 많은 불편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광주시 관계자는 "1970년대에 지정된 도시계획도로가 8m밖에 안 되는 바람에 보도 폭이 1m도 안되게 설계됐다"며 "이 보도 폭도 차도 폭을 줄여 겨우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광주시 역동 도시계획도로(소로 2-66) 일부 구간이 '삐뚤빼뚤' 개설되고 있어 원활한 교통흐름을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 프레시안(이백상)

반듯하게 개설돼야 할 도시계획도로가 특정 구간마다 '삐뚤빼뚤' 하게 들어서고 있는 것도 주먹구구식 행정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S여관 앞 도로의 경우 똑바로 오던 도시계획도로가 삼거리와 접하기 전 크게 휘어져 원활한 교통흐름을 저해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역동 주민 A씨는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로 인해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보도가 탄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이라도 도로 전반에 대해 재검토 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약 11개월 만에 공사가 재개된 역동(소로 2-66) 도시계획도로는 지난달 중순 착공해 오는 10월 18일 준공 예정으로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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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상

경기인천취재본부 이백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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