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립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던 부산 구덕운동장 재개발사업이 다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계획안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구덕운동장 재개발사업 추진에 시민 의견을 직접 듣는 의견 수렴 과정을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20일 밝혔다.
구덕운동장은 부산의 역사와 시민의 정서를 간직한 부산 최초의 공설운동장(1928년 준공)이지만 1973년 신축 후 50년이 지나 운동장 시설의 역할이 미미한 실정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의 재탄생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시는 도시환경 개선과 서부산권 원도심의 활성화를 목표로 서구 주민을 비롯한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구덕운동장 재개발사업 추진을 검토해 왔다.
사업 추진을 위해 국토부 도시재생혁신지구 지정과 함께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공공기금 출자 및 융자금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추진했다. 다만 신속한 절차 이행과 사업비 조달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주거시설 건립계획이 일부 포함돼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산시의 구덕운동장 재개발사업 계획안에는 850세대 규모의 아파트 건립 계획이 포함된 사실이 공개되자 인근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애초 구덕운동장 재개발사업 찬성 입장을 밝혔던 공한수 부산 서구청장도 다시 입장문 내고 "구덕운동장 재개발 구역 내에 공동주택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한다"라고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는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을 반대하는 부산지역 정당, 시민사회단체들은 부산시청사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는 구덕운동장 난개발에 대해 서구 주민에게 사과하고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라며 계획안 철회를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전용 축구경기장을 빌미로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이다. 주객이 전도된 사업"이라며 "구덕운동장의 시민 체육시설은 박형준 시장의 핵심 정책인 15분 도시에 부합하는 공간이랃. 그런데 이런 시설을 없앨 만큼 전용 축구경기장과 아파트가 부산시민과 서구 주민에게 절실하고 필요한 시설인가"라고 비판했다.
부산시는 반발이 지속되자 이날 구덕운동장 개발사업에 시민의 의사를 직접 듣고 반영하는 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구덕운동장을 탈바꿈시켜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부산에만 없는 축구전용 구장과 주민을 위한 공공스포츠시설, 문화복합 공간을 조성해 침체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이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보다 나은 사업 추진을 위해 서구 주민을 비롯한 시민과 직접 소통해 합리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하려고 한다”라며 "우리시는 앞으로도 서구와 원도심의 중단없는 발전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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