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삶의 일부다. "최근 추정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90퍼센트 정도가 일상생활에서 불안을 느끼며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뇌는 구석기 시대와 비교해서 생물학적 진화를 이루지 못했다." 이에 반해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세상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지럽다.
불안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퓰리처상 수상 작가 리처드 포드가 있다. 그는 난독증이었다. 당연히 책을 읽기가 힘들었다. 천천히, 가까스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훌륭한 작가가 됐다. 어떻게. 난독증과 함께 생활하고 난 수십 년 후 그는 깨달았다. 천천히 읽어야 했기 때문에 오히려 언어의 리듬과 운율을 훨씬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을, 그런 언어에 대한 세심한 관심이 결국은 그를 수상 작가로 만들었다는 것을.
그는 고통받았을 것이다. 때로는 좌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난독증이라는 평생의 불안을 올바른 마인드셋으로 극복해냈다. 그리곤 그 불안을 통해 창의성과 상상력에 불을 지폈다.
번역서들의 제목이야말로 직역이 불가능한 대표적인 영역이겠지만 이 책의 원제도 한번 살필 필요가 있다. <Good Anxiety: Harnessing the Power of the Most Misunderstood Emotion>이다. 직역하자면 '좋은 불안: 가장 오해하기 쉬운 감정의 힘 활용하기'다.
신경과학 및 심리학 교수이자 대중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웬디 스즈키 교수는 '불안의 순기능'에 주목한다. "불안에 대한 뇌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불안을 '좋은' 방향으로, 그 순기능을 최대한 활용하여 자기 보호와 자기 돌봄을 넘어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옮긴이의 말)
사실 불안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자체를 없앨 수는 없는 일. 그렇다면 불안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느냐다. 네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불안을 초래하는 상황 자체를 피하는 방법. 둘은, 불안을 더 잘 견딜 수 있는 방식으로 현재 상황에 변화를 주는 방법. 셋은,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에서 주의를 돌려 다른 곳으로 향하게 하는 방법. 넷은, 적극적이고 의식적으로 자신의 사고방식이나 태도를 재평가하고 재구성하는 방법 등이다. 넷 중 책의 방향성은 어느 쪽인지 제목만으로도 짐작이 갈 것이다. 불안에 대한 일종의 처방전이자 치료서로 제공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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