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게 성폭행을 당했어요"
사건의 전말은 2022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원 교사인 A(60대·여) 씨는 경남 양산에 소재한 마트에서 방글라데시 국적의 B(40대) 씨와 우연히 만나게 된다.
A 씨는 다짜고짜 B 씨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겠다며 집으로 초대했다. 여러 차례 만남을 오가며 부쩍 친해진 이들은 지난해 1월경 성관계를 갖게 됐다.
그런데 이때부터 A 씨의 태도가 돌변했다. B 씨에게 "월급을 본국에 보내지 말고 나에게 줘라. 앞으로 매일 우리 집에 와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 무렵 B 씨는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며 거부했고 이에 화가 난 A 씨는 경찰에 허위 사실을 꾸며내 신고했다.
B 씨가 자신의 집으로 들어와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했다거나 돈을 빌려놓고 갚지 않았다며 사기죄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B 씨는 "A 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 돈을 빌린 적도 없다"고 무고를 주장했다.
이후 경찰은 이들을 소환해 대질조사를 진행했다. B 씨가 고소 사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자 A 씨는 자신이 들고 있던 핸드백으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조사 결과 A 씨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한 시간에 B 씨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B 씨에게 7개월가량 2495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보내며 스토킹 행위를 반복했다. 알고 보니 A 씨는 무고죄로 3차례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으며 누범 기간 중에 또다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상습 무고 사범이었다.
결국 A 씨는 무고, 폭행,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A 씨가 이러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B 씨는 피의자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울산지법 재판부는 "A 씨의 진술은 일관되지 않은 반면 B 씨의 진술은 대체로 일관되고 구체적이다"며 "A 씨의 범행 때문에 체류 자격 유지나 연장 등의 문제로 사회적 지위가 불안정한 외국인 노동자가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일상생활에도 상당한 지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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