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을지로위, '전세 신탁사기' 피해자 집담회 연다

"신탁회사도 책임있어"…피해자 구제방안 모색키로

여야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가운데, 일반 전세사기보다 피해자 구제가 더 어려운 '신탁사기' 사례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신탁사기란 집주인이 신탁회사에 부동산 소유권을 맡긴 상태에서, 세입자에게 소유권이 있는 것처럼 속여 전세금을 받아내는 형식이다. 집주인이 신탁회사에 부동산을 맡기게 되면 부동산의 소유권은 신탁회사가 가지게 되지만 등기부등본 상에는 소유자가 여전히 집주인으로 돼있고 다만 '신탁등기'가 추가로 기재된다.

'신탁등기'에 대한 의미를 잘 모르는 사회초년생 등 세입자는 집주인을 소유자로 믿고 전세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신탁등기가 된 부동산은 신탁회사의 소유이기 때문에, 소유자가 모르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 해당 계약은 무효가 된다. 해당 매물의 소유권을 지닌 신탁사는 계약이 무효라는 이유로 퇴거를 위한 명도소송을 임차인을 상대로 제기한다.

하지만 임대인이 임차인으로부터 받는 월세를 가지고 담보신탁의 이자를 지급해 오고 있다는 점은 신탁회사나 이자를 받는 우선수익자인 저축은행 등이 모를 수 없는 상황이기에 신탁사에 대한 책임 지적이 있어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은 전세사기 피해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신탁 사기'와 관련해 피해자 구제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오는 8일 '신탁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집담회'를 열고 금융기관, 신탁사, 정부부처와 함께 피해자 구제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을지로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여의도 소재의 한 부동산신탁사를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을지로위 소속 김남근 의원은 "사기로 전 재산에 가까운 금전 손실을 입은 피해자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소송을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신탁사를 질책했다.

김 의원은 "부동산신탁계약이 위탁자인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해 사용수익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임차인이 낸 월세로 우선수익자가 받는 이자와 신탁회사가 받는 신탁보수를 지급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신탁사가) '임대차계약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고 발뺌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신탁사 책임을 제기하며 이같이 말했다.

신탁사 측은 제도의 한계가 있다고 항변했다. 박순문 신영부동산신탁 대표이사는 "신탁회사는 명의만 소유자로 되어 있을 뿐 신탁계약에서는 우선수익자인 저축은행 등이 인도소송을 제기할 변호사 등을 선임하고 신탁회사는 변호사 선임위임장에 날인만 하는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는 부분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탁사는 대출 금융기관에 명의만 빌려주기 때문에 우선수익자인 새마을금고나 저축은행 등과 먼저 협의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날 면담 후 신탁사들은 현재 인도소송이 진행되는 사건들과 관련, 대출한 우선수익자에 인도소송을 당분간 중지해 줄 것을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과 신탁사 등은 8일 간담회 등을 통해 피해자 구제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탁사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들. ⓒ김남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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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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