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호남 민심은 '이재명, 독선 말라'는 것"

李 강성 지지층 향해 "너그럽게 포용해야…조용필만으로 공연이 되나"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더불어민주당 호남 전당대회 결과를 놓고 "호남 민심은 이재명 후보에게 '외연을 넓히고, 독선·독주하지 말고 어깨동무하고 같이 가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수석은 6일 MBN 유튜브 <지하세계-주간 이철희>에 출연해 "축구로 보면 아직 옐로우 카드를 뺀 것 같지는 않은데, 심판이 불러서 조심하라는 구두 경고 정도를 (호남 민심이) 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평했다.

지난 주말 진행된 호남 경선에서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80%대를 기록하며 '구대명'(90% 이상 득표율로 대표는 이재명) 기세가 주춤했다. 반면 김두관 후보는 모처럼 두 자릿수 득표율로 선전했다. 전체 권리당원 33%를 차지하는 호남 지역의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율은 20%대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누적 투표율이 31.94%였던 것과 대조된다.

이 전 수석은 "투표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지나치게 낮고 득표율도 조금 차이가 있다. 그리고 지난 총선 때 경험도 있다"며 "여러 가지를 비추어보면 (호남 민심이) 이 후보나 이 후보 쪽에 상당히 심각한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봤다.

그는 김두관 후보가 전당대회 연설에서 '김부겸·임종석·김경수·박용진 등 대선주자들을 많이 키우겠다'고 하자 이 후보 측 지지자들의 야유가 쏟아진 데 대해 "후보군이 더 늘어나 그 안에서 경쟁이 이루어지면 이재명 후보한테도 훨씬 도움이 된다"며 "무대를 넓혀야 한다. 무대 위에 조용필만 있으면 그게 공연이 되느냐.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하면 좋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김두관 후보가 좋은 얘기 한 것이고 당을 위해서는 굉장히 전략적으로 옳은 판단을 한 건데 뭘 야유까지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최악은 지금 말씀하신 그런 분들이 '민주당에서 나 이제 못 하겠다' 하고 나가버리면 어떡할 거냐"며 "다른 무대, 다른 리그에서 해보겠다고 그 사람들이 만약에 뭉쳐서 뭔가 해본다고 하면 화를 키우는 것 아니냐"고 경고했다.

그는 "어쨌든 그 사람들이 이 안에서 경선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게 좋지, '도저히 여기선 답이 없다. 나 들러리 서기 싫다'고 다른 데 가서 모여서 뭘 한다면 그야말로 최악"이라며 "그렇게 되면 아마 이낙연 전 총리가 나갈 때랑은 상황이 많이 다를 것이다. 지금 예상으로 보면 그것보다는 훨씬 더 파급효과가 클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호남 경선과 함께 진행된 광주시당위원장 경선 결과에 대해서도 "양부남 의원이 이겼다는 것보다는 강위원 후보가 졌다는 게 포인트"라며 "몇 개가 다 비슷한 시그널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강 후보는 강성 당원 모임 '더민주혁신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인사다.

그는 김 후보가 더민주혁신회의 5공 하나회에 비유한 데 대해 "(표현을) 가렸어야 한다. 예민하게 자존심 긁어서 도움이 되겠느냐"면서도 "민주당 사정을 좀 아는 사람들이 보면 아마 수긍할 것", "내용적으로 틀린 내용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특정인을 지지하는 그룹이 과도하게 권력화돼서 여기저기 개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 지지층을 향해 "그동안 이재명 대표를 흔들려고 했던 시도들이 수차례 있었기 때문에 경험적으로 '누구라도 흔들려는 시도는 안 돼' 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정서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좀 넓게 보고 너그럽게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제는 누가 봐도 '이재명의 민주당'이다. 이제는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인 것은 누가 봐도 자타공인하는 사실"이라며 "이제는 포용해야 되는 게 숙제라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저렇다(김 후보를 향한 야유를 한 것)는 것은 배타적으로 옹위하는 노선을 갖고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28일 오전 충남 공주 충남교통연수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김두관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연설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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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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