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트럼프를 이길 수 있나…트럼프 "바이든보다 쉬워" 자신감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뒤져…힐러리 클린턴, 미셸 오바마가 더 경쟁력 높다는 조사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에 대신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해 민주당 내 후보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기기 쉽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그동안 실시됐던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대체로 뒤지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보도했다.

실제 조사 결과를 보면 18일 미국 CBS 방송과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가 16일부터 사흘 동안 2247명의 미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48%의 지지를 얻어 51%의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는 결과를 받았다.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가 13~16일에 실시해 18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39%의 지지를 받아 44% 지지를 획득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5% 포인트 밀렸다. 오차 범위가 ±3.1%였기 때문에 오차범위 내 격차이긴 하지만,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대결할 때 41% 대 43% 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대선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의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발단이 됐던 TV 토론 직후인 지난달 28~30일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와 함께 미국 전역의 성인 12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일 발표한 결과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45%의 지지를 얻어 47%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 여론분석 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선거인단에서 승리할 확률은 38%로 바이든 대통령의 35%보다 높았지만, 여론조사 외에 다양한 경제·정치적 요인을 종합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승리할 확률은 48%로 31%의 해리스 부통령에 비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의 경쟁력이 나타난 조사도 있었다. <로이터>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등록 유권자 992명을 포함해 18살 이상 미국 성인 1202명을 대상으로 1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44%의 지지를 받아 동률을 이뤘다.

또 친 민주당 성향의 여론조사업체인 벤딕슨 앤 아만디(Bendixen & Amandi)가 2~6일 등록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2%의 지지를 받아 41%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3.1%) 내에서 앞서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 대학이 9~12일까지 실시했던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버지니아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3% 뒤진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1% 차이를 보였고 버지니아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5% 앞섰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3% 앞서는데 그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본인 외에 바이든 대통령의 대체로 거론되는 당 내 다른 후보들보다 본선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30일 실시된 CNN과 SSRS조사에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43%),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42%),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43%) 등은 모두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각 5%, 4%, 5% 포인트 뒤지는 등 해리스 부통령보다 더 큰 격차를 보였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미국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앤디 베시어 켄터키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모두 트럼프를 상대로 한 가상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 해리스 부통령에 비해 더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을 나타냈다.

▲ 17일(현지시각)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시간주 포티지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해리스 부통령보다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는 민주당 내 인사는 대체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아닌, 전직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다.

벤딕슨 앤 아만디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상 대결에서 43% 대 41%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전체 득표수는 더 높았지만 경합주에서 패배하면서 낙선한 바 있다.

또 해당 조사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통령으로, 해리스 현 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나설 경우 바이든-해리스 조합보다 4% 포인트 높은 43%의 지지를 얻어 40%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로이터>와 입소스의 2일 조사에서는 미셸 오바마가 출마할 경우 50%의 지지를 얻어 39% 지지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3.5%) 밖에서 크게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셸 오바마는 남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퇴임을 앞둔 2016년부터 꾸준히 선거 후보로 거론돼 왔으나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다.

민주당의 상대가 될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과 인터뷰에서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더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트럼프 캠프의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21일 트럼프 캠프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가능성에 대비, 선거운동 자원을 재배치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미 공화당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인 21일 오후 해리스 부통령이 이민 정책에 대해 소홀히 했다고 주장하며 2분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다. 또 트럼프의 선거 참모와 측근들은 해리스 부통령을 이민 및 인플레이션과 연관 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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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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