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대한방직 터 강제 이주에도 아직도 맹꽁이 남아 있다

“개발사업 공원부지·공개공지에 맹꽁이 서식지 원형 보전해야”

전북특별자차도 전주시 효자동 구 대한방직 터에 그동안 강제이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맹꽁이가 살아남은 것으로 확인돼 공원부지 내에 서식지를 원형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일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전주지역에 이틀에 걸쳐 비가 내린 가운데 지난 30일 저녁 대한방직 터가림판 울타리 구간 청음조사를 통해 △삼천변 세내로 구간 게이트 좌·우 △마전로 KBS △경찰청 맞은편 구간 4개 지점에서 맹꽁이 서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대형 가림판 울타리와 주차장 조성 등 두 차례 서식지 훼손과 포획방사라는 강제이주의 아수라장에서 살아남은 맹꽁이들이 있다”며 “본격적인 장맛비를 앞둔 상황에서 전북지방환경청과 전주시가 산란기 대한 방직부지 내 맹꽁이 개체수 및 환경조사를 실시한 후, 부지 내 원형보전 및 부지 내 대체서식지 조성방안을 검토하면서 맹꽁이와 공존하는 개발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연합 측에 따르면 지난 11월, 개발업체인 ㈜자광은 전북지방환경청에 대한 방직부지 내 맹꽁이에 대한 포획 및 방사 이주 완료 보고서를 제출했다. 전북지방환경청은 맹꽁이 성체 63마리, 어린 새끼 544마리를 포획해 건지산 오송제 주변에 이주했다고 밝혔다.

연합 측은 “이처럼 대대적인 포획이주사업 후에도 전년과 같은 지점에서 맹꽁이가 발견된 것은 대한방직 터가 맹꽁이의 대규모 서식지임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옛 대한방직 맹꽁이 보호대책에 부지 내 원형보전 방안을 추가하고, 부지 내 자연녹지나 공원부지(11,470㎡), 혹은 전체 부지의 40%나 차지한다는 공개공지(81,798㎡)에 맹꽁이 서식지를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연합 측에 따르면 지난해 ㈜자광이 추진한 맹꽁이 포획 및 방사 허가 과정에서 △국립생태원 전문가의 현장 확인 절차가 없었고 △첫 산란기 현장조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부지 내 원형보전 방안 검토가 없고 △삼천생태학습장 대체서식지 지정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북지방환경청은 이 같은 주장을 일부 수용하여 맹꽁이 이주 장소를 삼천생태학습장에서 건지산 오송제 일대로 변경 승인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다만, 대한 방직부지 내 맹꽁이 서식지 원형보전 방안을 추가해 달라는 환경단체의 요청에 “자광의 포획 이주허가는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진행된 절차가 아니고, 신청서의 법적요건과 이주장소의 서식지 조건만 판단한다”라면서 “개발사업이 예정된 사업장에 원형지 보전을 권고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또 연합 측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맹꽁이를 작년처럼 옮기기 위해서는 포획 이주 허가를 새로 받아야 한다. 그런데, 올해는 대한방직 개발사업 관련 환경영향평가 심의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작년과 상황이 달라졌다.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부지 내 서식지 원형보전, 대체서식지 조성 등 맹꽁이 보호대책이 먼저 검토되어야 한다. △서식지 내 원형보전 △사업장 인근 대체서식지 조성, △포획 후 다른 곳으로 이주 등의 보호 대책 중에서 최선의 안을 선택해야 한다.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환경영향평가가 포획 후 이주로 결정이 나야 한다. 사업 시행도 환경영향평가 협의 이후에나 사업이 가능하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서식지 외부 대체서식지로 이주한 맹꽁이의 생존율은 5%에 불과하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자광이 최초 이주 대상지로 정했던 삼천생태학습장도 2021년 맹꽁이 230여 마리를 방사했으나, 22년 사후모니터링 보고서에 맹꽁이 서식이 확인되지 않았다. 많은 예산을 들여 임시 보호를 하고 복원지에 방사했지만 결국, 실패한 사업이 되고 말았다. 하천 부지라는 특성과 정비사업 후 조성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현재 대한방직 개발사업은 용도변경에 따른 지구단위계획 수립 및 개발이익 환수 사전협상 및 도시관리계획 결정 등의 행정절차를 추진 중으로 맹꽁이 보호대책을 검토할 시간은 충분하다”며 “맹꽁이는 행동반경이 100~300m에 불과해 최소한의 조건만 갖춰진다면 도시근린공원도 서식지가 될 수 있어 도심 속 최대 맹꽁이 서식지인 삼천동 거마공원은 물론 최근 서식이 확인된 삼천동 강변공원, 하가지구 하늘공원에서 맹꽁이가 살고 있다. 더 넓을수록 좋겠지만 최소한의 면적으로도 맹꽁이와 공존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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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근

전북취재본부 정재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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