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유민주당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이 지난 2012년 자민당 정권 복귀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일본 <지지통신>은 지난 7~10일 18세 이상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전월대비 2.3%포인트 하락한 16.4%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4%포인트 증가한 57%, 모른다는 응답은 26.7%였다.
통신은 지난해 터진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 이후 이를 수습하기 위해 지난 6일 일본 중의원에서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이러한 조치가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고 평가했다.
실제 해당 법 개정에 일본 국민 10명 중 7명은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신은 법 개정을 '별로 평가하지 않는다'가 33%, '전혀 평가하지 않는다'가 39.2%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어느 정도 평가한다는 응답은 16.4%, 매우 평가한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자민당 내 '파벌 비자금' 사건은 아베파 의원들이 정치자금 모금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본격화됐다.
이들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른바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매한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 금액을 넘겨줬는데, 이를 개별 의원의 회계 처리나 계파의 정치자금 보고서에 반영하지 않아 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들이 지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비자금으로 조성한 금액은 약 6억 엔 (한화 약 5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곤두박질치자 여당인 자민당은 정치자금 모금을 위한 파티권 구매자를 공개하는 기준액을 현재의 20만 엔에서 5만 엔으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또 당이 개별 의원에게 지급하는 정책활동비와 관련해 일본유신회의 요구를 수용, 1건 당 50만 엔 이하의 지출에 대해서도 10년 뒤 영수증을 공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 일본 유신회 등의 주도로 이러한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기업과 단체로부터의 헌금 금지 등이 포함되지 않아 불충분하다고 비판해 왔다. 이들은 개정안이 현행법과 별다를 것이 없다며 참의원에서 계속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와 관련 이번 여론조사에서 입헌민주당의 주장대로 기업과 단체로부터의 헌금 금지가 이뤄졌어야 했다는 응답이 52.4%로, 금지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 19.3%를 크게 웃돌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이 지난달 대비 0.7%포인트 상승한 16.4%를 기록했으며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0.7%포인트 감소한 4.4%로 나타났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0.8%포인트 증가한 3.3%, 일본유신회는 0.3%포인트 상승한 2.4%로 집계됐다. 공산당은 1.6%, 국민민주당은 1% 등으로 나타났으며 '지지정당 없음'은 66.8% 였다.
한편 기시다 총리 내각 지지율이 비자금 스캔들 이후 줄곧 10~20%대에 머무르면서 북한과 관련한 이슈로 반전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또다시 나오고 있다.
이날 <중앙일보>는 복수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북일 양측이 지난달 중순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 측에서는 정찰총국 및 외화벌이 관계자 3명이, 일본 측에서는 유력 가문 출신 정치인이 포함된 대표단이 나섰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를 확실하게 부인하지 않으며 사실상 접촉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야시 장관은 해당 보도에 대해 "알고 있지만 성질상 답변을 삼가겠다"며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 총리 직할의 고위급 협의를 추진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