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피난민들이 모여있는 라파 지역에 대한 공격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전쟁 이후 상황을 둘러싸고 이스라엘 내부에서 분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5일(이하 현지시각)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TV 연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하마스가 통치하지 않는 가자를 만들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러한 결정이 필요한 이유로 전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잠식되고 있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봤을 때 이스라엘의 안보가 위태로워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가자지구에 대한 전후 통치 방식에 대해 이스라엘이 군사 또는 민간 방법으로 통치를 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러한 구상을 공개적으로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란트 장관은 국제 행위자들을 동반한 비(非)하마스 팔레스타인 단체들에 의한 통치가 이스라엘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갈란트 장관의 이번 발언은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가 패배할 때까지는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한 어떤 논의도 무의미하다고 밝힌 이후에 나왔다. 이에 신문은 갈란트 장관의 발언을 두고 "개전 이후 네타냐후 정부 내에서 네타냐후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정치적 도전으로 여겨지는 공개적인 언급"이라고 평가했다.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민간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한, 하마스는 조직 재건과 강화가 가능하며 따라서 이스라엘군은 이미 싸웠던 곳에서 다시 싸워야 한다"며 하마스의 통치 능력을 해체하고 대안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마스 또는 이스라엘의 통치에 대해 둘 다 "부정적 선택지"라고 규정했다.
전시 내각의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도 갈란트 장관의 주장에 동조했다. 그는 갈란트 장관이 진실을 말하고 있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국가를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지도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고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방송은 이들의 논쟁에 대해 "매우 중요한 시기에 전쟁 내각 구성원들 간의 분열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네타냐후에 대한 비판론자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네타냐후는 전쟁이 끝나면 가자지구가 어떻게 통치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라파의 주거지역까지 탱크를 몰고 진입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유엔 직원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날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유엔 안전보안국(UNDSS) 소속 직원인 와이브하브 칼레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방송이 전했다. 하크 부대변인은 지난 13일 칼레가 유엔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라파 인근에서 이스라엘군 탱크의 총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사망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 방송은 가자지구 보건부를 인용, 지난해 10월7일부터 이날까지 3만 5233명이 사망하고 7만 914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의 여론도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은 아랍 국가들 중 이스라엘에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모습을 보였던 이집트가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으로 인해 외교관계를 격하하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