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상, 이번에는 성공할까

바이든-네타냐후 통화 이어 이집트에서 이스라엘-하마스 협상 추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화통화를 갖고 가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및 피난민들이 모여 있는 라파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여부 등을 논의했다.

백악관은 28일(미국 동부 표준시)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전화 회담을 통해 "이달 초 이스라엘이 이란의 전례 없는 미사일과 드론(무인기) 공격을 방어한 데 성공한 이후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철통같은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양 정상은 또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즉각적인 휴전과 함께 인질 석방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회담들을 검토했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주부터 새로운 북쪽 도로를 개설하기 위한 준비를 포함한 논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가자지구의 피난민 100만 명 이상이 모여있는 라파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과 관련해 백악관은 "양 정상은 라파에 대해 논의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명확한 입장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명확한 입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라파에 대한 공격을 강행할 경우 대규모의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미국 방송 ABC <디스위크>에 출연해 "바이든 정부는 라파의 민간인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고 실행가능한 계획을 보고싶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그는 미국이 임시 휴전과 인질 석방을 포함한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하마스는 협상을 완전히 거부한 것이 아니라 테이블에 올라온 제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협상이 타결된다면 6주 간의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덧붙여 우리가 바라는 것은 6주간의 일시적인 휴전 이후, 더 지속 가능한 무언가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분쟁이 종식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현재 인질 석방과 휴전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29일(이하 현지시각)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당국자는 (이스라엘과 협상이) 새로운 장애물이 없는 한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하마스의 고위급 인사이자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칼릴 알 하이야가 이끄는 하마스 대표단이 2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집트 및 카타르 등 협상 중재자들과 회담을 갖고 휴전 제안에 대한 하마스의 반응을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타르 매체 <알아라비 알자디드>가 인용한 이집트 소식통에 따르면 이집트는 29일 이스라엘 대표단을 수도인 카이로로 초청해 "절차를 가속화하고 필요한 설명을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해 11월 약 일주일간 교전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이집트와 카타르, 미국 등이 새로운 휴전 협상을 중재하려 했으나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는 지난 26일 고위급 대표단을 이스라엘로 보내 이번 제안을 논의했다. 이후 미-이스라엘 정상과 통화가 실시됐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요르단 등 방문을 예정하고 있어 협상을 두고 당사국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매체는 이스라엘이 제안한 협상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면서도 "여성, 어린이, 50세 이상의 남성 및 환자와 같은 소위 '인도주의적'인 조건을 충족하는 33명 인질들의 석방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보다 많은 수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27일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 조직원들의 귀환을 막기 위한 별도의 절차 없이 가자 북부 주민들의 귀환을 허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으며, 가자지구를 동서로 관통하는 전략 도로인 '넷자림 통로'(Netzarim Corridor)에서 병력을 철수할 용의가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에 대해 이스라엘의 고위 당국자는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이스라엘은 전쟁의 종식, (넷자림) 통로에서의 철수, 하마스가 제시한 다른 요구들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보도를 부인하기도 했다.

이 협상에서 휴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지도 주요 관심사항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29일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속가능한 휴전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27일 미국 매체 <악시오스> 역시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 종결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한 바 있다.

▲ 지난해 10월 18일(현지시각)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회담을 가졌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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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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