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보이스피싱 발신번호 ‘010’으로 조작한 일당 붙잡혀

인천경찰청, 국내 ‘중계소’ 관리책 2명 구속 송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이 해외에서 발신하는 전화번호를 ‘010’으로 바꿔줘 국내 휴대전화 번호인 것처럼 조작해 온 보이스피싱 중계소 관리책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A(20대)씨 등 2명을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이 보이스피싱 중계소에서 압수한 물품. ⓒ인천경찰청

A씨 등은 지난 5∼18일 인천지역에 원룸 3곳을 단기 임대한 뒤 보이스피싱 중계소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알게 된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휴대전화 중계기를 관리하는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해보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A씨 등은 대포폰 108대와 대포 유심 123개 등을 또 다른 조직원에게 넘겨받아 원룸에 설치한 뒤 발신 번호를 조작하는 등 보이스피싱 중계소를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은 국내에서 대포 유심을 끼운 대포폰과 자신들의 태블릿PC를 연동시키는 방법을 통해 해외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 경우, 전화가 착신되는 휴대전화에는 발신번호가 ‘010’으로 표시돼 마치 국내에서 걸려온 전화처럼 속였다.

한편, 이들이 범행을 저지른 원룸 3곳에서 대포폰과 공유기 및 노트북도 모두 압수하는 동시에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번호를 사용정지 조치한 경찰은 A씨 등에게 범행을 제안한 보이스피싱 조직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승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