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육상자위대의 일부 부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전쟁을 미화하는 단어인 '대동아전쟁'(大東亞戰爭) 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해당 단어가 공문서에 쓰이는 용어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게시물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8일 일본 <교도통신>은 육상자위대의 제32보통과 연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예전 트위터)의 부대 계정에서 활동 내용을 소개하면서 '대동아 전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계정에 따르면 이 연대는 지난 5일 "32연대 대원들은 대동아전쟁 최대의 격전지 이오지마에서 열린 전몰자 합동 위령 추도식에 참석했다"며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일미 쌍방의 영령의 명복을 빈다"라는 메시지를 적었다.
대동아전쟁은 태평양전쟁에 대한 극우적 시각이 담긴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태평양전쟁이 '대일본제국'이 서양의 지배에서 아시아 권역을 해방시키기 위해 하는 전쟁이라고 규정하며 '대동아공영권' 건설을 목표로 했는데, 이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 및 침략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패배 이후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이번 육상자위대 일부 부대에서 이러한 표현이 나온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일본 자위대의 역사인식이 그대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동아전쟁'이라는 용어는 현재 일반적으로 정부에서 공문서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그는 이러한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한 견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하기 곤란하다. 방위성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만 답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 표현을 사용한 부대에 관련 사실을 문의했으나 "답하지 않겠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부대의 X 계정에는 이날까지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의 게시물이 그대로 게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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