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의혹 고발된 윤석열 동창 주중대사, 언론 브리핑 자리 피했다

'일산상의 사유' 들어…외교부 "사실관계 파악 중, 제보자는 분리 조치"

윤석열 대통령의 고교 동창인 정재호 주(駐)중국 한국대사가 직원들에게 폭언 등의 비위 의혹으로 외교부에 고발된 가운데, 외교부는 제보한 직원과 대사 간 분리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2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달 초 외교부에 정 대사의 비위 의혹을 고발한 주중국대사관의 제보자 직원에 대해 분리 조치가 진행되고 있냐는 질문에 "감사관에 확인 결과 주중국 대사관의 갑질 행위 제보자에 대한 분리 조치는 제보를 접수한 이후부터 절차에 따라 이행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 대사의 비위 행위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 관계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결과에 따라 추가 조사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3월 28일 <한국일보>는 주중국한국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주재관이 정 대사의 비위 의혹을 외교부에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이 주재관은 구체적인 고발 내용을 밝히지 않았는데, 신문은 복수의 대사관 소식통을 인용, A씨의 고발 배경에는 정 대사의 폭언 및 갑질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발이 이미 한 달 전에 이뤄졌는데 사실관계 파악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외교부 당국자는 "제보된 자료, 즉 녹취파일이나 제보된 내용의 분량이 어떠냐에 따라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정 대사는 중국 주재 한국 언론들과 브리핑에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은 1일 "주중 한국대사관은 당초 정 대사가 진행하기로 돼 있던 한국 언론사 특파원 대상 월례 브리핑을 공사참사관 주재 브리핑으로 대체했다. 대사관은 정 대사가 이날 오전 반가를 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주중대사관은 정 대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 대사는 한 달에 한 번 브리핑을 진행했는데, 사전에 이메일로 질문을 받고 서면 자료를 읽은 뒤 별도 질문은 받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돼온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은 정 대사는 오는 9일 주중 한국문화원에서 예정된 다른 국가 대사들과 영화관람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의 첫 주중대사로 임명된 정 대사는 직업 공무원이 아닌 학자 출신으로 윤 대통령과 충암고등학교 동기다. 서울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한 정 대사는 미국 브라운대에서 역사학석사, 미시간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96년부터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해왔다.

▲ 2022년 8월 24일 조어대 국빈관 방비원에서 개최된 '2022년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정재호 주중국한국대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를 대신 읽고 있다. ⓒ주중국대한민국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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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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