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동결한 러 자금으로 우크라 지원?…"구체적 조치 검토" 결론 못 내

5번째 대통령 임기 맞은 푸틴, 우크라 수도에 미사일 공격

유럽에 동결된 러시아의 자금을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활용하자는 제안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논의됐으나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다섯 번째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을 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1일(이하 현지시각) 유럽연합 27개국 정상은 첫날 회의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의 고정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 위한 다음 단계의 구체적인 조치들을 검토했다. 여기에는 군사 지원 가능성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셉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지난 19일 러시아의 동결된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우크라이나가 무기를 구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약 2000억 유로에 달하는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과 약 240억 유로 규모의 민간 자금을 동결시켰다. 이 자금은 증권예탁결제기관인 '유로클리어'라는 곳에 보관 중인데, 이에 따르는 수익이 지금까지 40억 유로 정도 발생한 상태다.

보렐 대표는 이 수익금의 90%를 '유럽평화기금'(EPF)으로 이전해 이를 우크라이나가 무기를 구입하는 데 지원하고 나머지 10%는 유럽연합의 예산으로 포함시켜 우크라이나 군수 산업 지원에 사용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 21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대화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EPA=연합뉴스

유럽연합이 이처럼 무기 지원에 적극적인 데에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대응을 뒷받침하고 있었던 미국의 대규모 지원이 끊긴지 석 달이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화 약 80조 원에 해당하는 614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포함한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미 하원의 반대로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지원이 늦어지고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전개되면서 서방 일부 국가에서는 직접 파병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 2월 2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국제지원 회의 이후 파병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프랑스와 함께 유럽연합 내 또 다른 강대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다음날인 27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를 포함해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지상군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고 미국과 영국 등도 파병 계획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8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임기 내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 작전을 끝낼 것이라면서, 나토와 전면적 충돌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 오늘날 세계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라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자신감을 얻은 푸틴 대통령은 2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 측이 이날 새벽부터 탄도미사일 2기, 순항미사일 29기 등 총 31기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7일 이후 6주 만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해당 미사일을 방공망으로 모두 격추했으나, 잔해로 인해 1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의 본인 계정에서 국제사회의 방공망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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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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